남수단인 산티노 뎅 충남대 졸업
영화 ‘울지마 톤즈’서 신부와 인연
고향으로 돌아가 베푸는 삶 다짐
▲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 이태석 신부와 인연으로 충남대에서 공부한 남수단 출신 산티노 뎅 씨. 충남대 제공
“제 고향인 남수단으로 돌아가 이태석 신부에게 배운 베푸는 삶을 실천하겠습니다.”
충남대에서 공부한 남수단 출신 산티노 뎅(Santino Deng·32)이 학위수여식 직후 남긴 말이다. 산티노 뎅은 다큐멘터리 영화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로 봉사하는 삶은 살았던 고(故) 이태석 신부와 인연으로 한국에서 공부했다. 산티노 씨는 지난 24일 열린 충남대 학위수여식에서 토목공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아프리카 남수단(The republic of South Sudan) 톤즈(Tonj) 출신인 그는 이태석 신부가 톤즈에서 봉사활동을 할 당시인 2005년 현지어 딩카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통역사 일을 맡으며 인연을 맺었다. 또 톤즈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던 당시 ‘톤즈 브라스 밴드’의 일원으로 트럼펫을 불며 이 신부와 함께 했다. 이 신부는 대장암 투병 끝에 2010년 세상을 떠났지만 산티노 씨는 ‘수단어린이장학회’의 지원을 받아 2011년 서강대 어학당에서 한국어 과정을 수료하고 2013년 여주대 토목과에 입학, 2015년 충남대 토목공학과로 편입하고 3, 4학년 과정을 마치고 졸업하게 됐다.
그는 ‘항상 남수단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라’던 이 신부의 가르침 덕분에 내전으로 폐허가 된 남수단에 도움이 되려고 토목공학과를 선택했다. 산티노 씨는 충남대 졸업을 앞두고 본인의 진로를 고심한 끝에 5년 만에 남수단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우선 남수단에서 진행되고 있는 ‘남수단 100개 학교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기 위해 내달 15일 출국할 예정이다. 기회가 된다면 남수단 학생들에게 자신이 대학에서 배운 토목공학과 관련된 분야를 가르치고 싶어한다.
산티노 씨는 “이 신부를 만나고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며 “토목공학을 공부하면서 졸업하면 남수단에 가서 전공을 살려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충남대에서 공부했던 2년은 앞으로의 인생에서 오래도록 기억될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출처 : 충청투데이(https://www.c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42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