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톤즈의 가장 맑은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가고 있는 이해동신부님의 편지를 전해드립니다.
톤즈의 아이들과 이해동신부님이 소풍을 다녀 온 소식 입니다.
소풍전 미사를 드리는 톤즈 사람들
톤즈 청소년에게 묵주선물
이해동 신부님의 편지
5 월 2일 이곳 톤즈성당 아이들이 소풍 다녀왔습니다 .
인원은 80명인데 그냥 숲 속으로 가 앉아서 이야기하다가 미사하고 점심 먹고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디스코 같은 춤을 추다가 돌아오는 소풍이었습니다 .
남학생 여학생 80명 정도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엄마들이 3명 , 수녀님 3명 , 수사 2명 그리고 사제 2명이 함께한 소풍이었습니다 .
먹을 것은 염소 두 마리 , 쌀 그리고 빵을 가지고 갔는데 염소 한 마리 가격은 25,000원 정도입니다 . 두 마리를 잡아 엄마들이 요리를 하니 100여명이 먹고도 남았습니다 .
날씨가 너무 더워서 소풍이 아니라 차라리 집에 있는 것이 더 나을 성 싶은데 아이들은 그렇게도 좋아하더군요.
소풍 장소에 쇠파리들이 얼마나 몰려드는지 정말 괴로울 지경이었는데 아이들을 그래도 오랫만에 양껏 먹고 더운 날씨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즐거워했습니다 .
덤프트럭이지만 그것을 타고 가는 자체가 그렇게 좋은가 봅니다 .
한마디로 차도 타고 점심밥도 마음껏 먹고 – 물론 숟가락도 젓가락도 포크도 없고 손으로 죽 같은 음식을 집어 먹지만 – 다음에 혹시 한국에서 식판을 보내주면 개인별로 먹는 법을 가르칠 수 있을 것도 같던데 … 어떤 아이는 얼마나 염소고기를 먹고 싶었는지 식사가 끝나고도 염소 뼈를 들고 다니며 빨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트럭으로 실려 돌아 올 때는 노래를 부르고 자기 동네에서 내려야 하는데도 차를 타보고 싶어서 살레시오 공동체까지 타고 왔다가 다시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
한국에서 초등학생들이 수학여행 다녀오는 기분인 것 같았습니다 .
차를 타고 소풍을 갈 때가 아니면 한 번도 차를 타볼 기회가 없어서 인지 덤프트럭을 타고 가는데도 벌 떼같이 좋아하며 올라탑니다 .
한국 같으면 교통법규에 어긋나서 그렇게 차를 타고 다닐 수도 없겠지만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차 타는 것이 자랑거리인가 봅니다 .
그리고 저는 설사병이 날까 걱정되어 아이들이 먹는 1000리터짜리 탱크에 든 물을 마시지 못하고 따로 준비한 시원한 물을 마실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직도 이곳에 완전히 정착하지 못한 모습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 이곳 원장신부님이 절대 밖에 나가서 그냥 아무 물을 마시지 말라고 하면서 배탈 나면 약값이 더 들어간다고 합니다 . 이곳 아이들은 이미 훈련이 되어서 그렇게 마실 수 있는데 …..
어쨌든 신발도 없이 파리가 들끓는 숲 속에서 더운 햇볕을 쬐어가며 피서가 아닌 혹서를 하면서도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우리 한국이 얼마나 축복받은 나라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식사를 준비하는 엄마들
식수대에서 물을 받아 마시는 아이들
장난끼 많은 아이들
악기를 연주하자 몰려드는 아이들
이해동신부님과 톤즈아이
이해동 신부님과 꼬마아이
동생을 돌보는 아이
흥겨운 톤즈사람들
2015년 5월 4일 톤즈에서 보낸 이해동 신부님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