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봉사자 톤즈 소식 12>
이태석신부님께서 사목활동 하시던 톤즈로 파견된 수단어린이장학회 해외봉사자 김동길 군이 메신저를 통해 보내온 소식들입니다 . (2015.12.01~2015.12.23)
안녕하세요 . 여러분 한국은 점점 쌀쌀해지고 있지요 ?
이곳 톤즈의 더위는 여전하답니다 . 크리스마스 , 연말 등의 느낌이 한국과는 다르게 조용하네요 .
지난달 한국에서 공수해온 풋고추 , 오이 , 양파 , 애호박 , 부추 등등 채소씨앗들을 전달받고 이해동신부님과 밭을 만들어 농사를 지었다고 사진 보내 드렸던 것 기억하시나요 ?
어느덧 그 씨앗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었답니다 .
이곳의 물가는 천차만별이라 한국의 기름값처럼 비싸게 야채를 사먹어야 했는데 . 이제 자급자족으로 어느 정도 채소를 맛볼 수 있게 되었어요 . 이해동신부님께서 정말 고생하셨어요 .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 돌을 고르고 밭을 갈고 씨앗을 심고 , 심지어 자꾸만 마르는 흙에 아침저녁으로 물도 많이 줘야 해서 정말 바빴는데요 . 저도 신부님을 따라 좀 거들다 보니 농부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
신부님께서 오이 , 양파 , 마늘로 장아찌를 담그셨는데요 . 아직 하루밖에 안되었음에도 맛이 정말 좋아요 . 농사도 잘되었고 장아찌도 성공해서 마음까지 풍족해집니다 .
저는 지난달까지 생활하던 숙소에 4일동안 계속 물이 끊겨버려서 , 이곳 수녀님댁 근처로 이사를 했어요 .
그전 숙소는 전기도 잘 끊기고 물도 끊기고 생활하기가 너무 어려웠는데 . 새 숙소로 오니 전기며 물이며 잘 나오네요 . 와이파이 수신도 이전 숙소보단 상태가 좋아서 정말 좋습니다 .
이곳 톤즈 중고등학교는 방학 이여서 왠지 조금 한산한데요 . 존 킴의 비틀즈 음악교실도 중단된 터라 저는 그 동안 못해온 일들을 하고 있답니다 .
그 중 하나가 수단어린이장학회의 후원으로 지어진 톤즈 초등학교와 다목적강당 등의 공사상황도 둘러보고 사진도 찍어왔습니다 . 완공은 내년 1월로 예상하고 있어요 . 지금은 건축업자들도 다 휴가를 갔어요 . 톤즈에서 이 정도의 공사가 진행되려면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 내년엔 뜨거운 햇볕아래가 아닌 이곳 건물 그늘에서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을 볼 수 있겠네요 .
그리고 이곳에서 소소한 일상으로는 미용실 없는 아프리카에서 이발하기인데요 . 이곳 신부님들 머리도 제가 손질해드리기도 하고 제 머리도 이렇게 깎기도 했어요 . 쉽지 않네요. 하하…
그리고 아프리카의 적적함을 달래줄 식구도 생겼어요 . 새끼 고슴도치인데요 . 이름은 ‘고로 ’라고 지었어요 . 낮에는 종일 웅크리고 잠을 자고 귀뚜라미를 잡아다 주면 잘 먹어요 . 가끔 밑에 사진처럼 큰아이들도 만나곤 합니다.
그리고 이곳 어미개가 이렇게 많은 강아지들을 낳았는데 . 한마리를 집지킴이로 키울까 생각중이예요 . 신부님께서 그래도 좋은데 줄 밥은 있느냐고 하셔서 생각해보니 강아지 밥을 구하는 것도 한가지 숙제구나 싶네요 . 하하..
그래도 방학이라 적적했던 톤즈 생활에 좋은 친구들이 생겼습니다 .
물론 방학이라고 현지인들과 아무런 교류가 없는 것은 아니고요 . 마을 아이들과도 자주 놀고 이곳 직원들과도 함께 일을 도우며 지내고 있어요 .
이제 크리스마스와 연말 준비하러 가봐야겠네요 . 또 연락 드리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