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느님의 평화와 사랑과 기쁨!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친구인 수단어린이장학회 후원자분들께
안녕하세요?
저는 예수의 까리따스수녀회 ‘리마의 성녀 로사 준관구’ 소속 클레오파 수녀입니다. 2011년 페루로 파견되어 2013년 2명의 외국인 동료 수녀님들과 함께 아마존 강의 원류인 우카얄리 강을 따라 형성된 페루의 아마존 도시, 부칼파에 새 공동체를 열면서 아마존 지역 선교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페루는 안데스 산맥의 영향을 받아 지리적으로는 동부와 서부가 정확히 분리되어 산악지역(Sierra), 해안가(Costa), 열대우림(Selva)으로 구분됩니다. 그리고 동부 열대우림 저지대(Selva)는 페루 전체 면적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곳 부칼파는 전형적인 열대우림 기후로 일 년 내내 높은 습도와 40도가 넘는 찌는 듯한 더위,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다양한 벌레들이 참 좋아하는 지역입니다. 사실 선교 초기에 저희 3명의 수녀는 번갈아 가며 병을 앓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정도 벌레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편이고 숨이 막힐 듯한 더위와 흐르는 땀도 어느새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습니다.
현재 저희 수녀들은 부칼파 최초 성당인 ‘성녀 로사’ 성당에 거주하면서 전교 수녀로 일하며 동시에 주변의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 무료 급식소와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편 공동체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한 수녀님은 매일 오후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종교 수업을 맡고 있답니다.
부칼파에 도착한 첫해 10월, 수녀원 뒤뜰에 망고가 주렁주렁 열렸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망고가 누렇게 익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마존의 새들뿐만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동네 꼬마 친구들이 어쩜 일 년 전부터 수녀원 망고나무에 눈도장을 찍어 놨던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망고나무에서 망고가 떨어지기 시작하자마자 꼬마 친구들은 방과 후 부리나케 달려와 수녀원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때 유독 눈에 뛰는 2명의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이 바로 우리 어린이 무료 급식소를 열게 한 발싸(Balsa-뗏목 집)에 사는 ‘로사와 베야’ 자매들이었습니다. 로사와 베야는 강물이 범람하는 우기 철이 되면 뗏목 집이 뒤집힐 수 있는 위험 속에서 살아가며 정화되지 않은 강물을 그대로 먹고 극도의 가난한 생활을 하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어린이 무료 급식소가 지금은 발싸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강줄기를 따라 들어선 마을, 카세리오 ‘브리사스 데 아방까이’ 마을 아이들을 위해서도, 성당 주변의 열악한 환경 속에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며 지내는 아이들을 위해서도 계속해서 점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난으로 인해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배움의 시기를 놓쳐 버린 아이들이 항상 마음에 걸렸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최소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것이 저희 수녀들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렇게 수단어린이장학회의 도움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길거리를 방황하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오라또리오 강당을 건축할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이 프로젝트가 시작될 수 있게 도와주신 수단어린이장학회 후원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희 수녀들은 가난한 아이들이 이 공간의 주인이 되고 가난으로 잃어버렸던 배움의 기회를 이곳을 통해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이 공간을 준비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이 곳 아마존 지역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배움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수단어린이장학회 후원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하느님의 축복이 늘 함께하길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