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어린이장학회 후원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수단 성 마르티노 데 포레스 수도회의 다니엘 수사입니다.
저희 수도회는 이곳 남수단에서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봉사를 하면서 영적으로나 육적으로 자비를 베풀어 아프리카 교회의 사목적 사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는 교육, 본당 사목, 사회 및 기술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남수단 주바에서 저희 수도회는 초등학교와 대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을 운영합니다. 우리가 운영하는 학교에서는 종교교육을 추가하여 학생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가 운영하는 학교 중 키트의 아우구스토 기념 초등학교는 한국의 수단어린이장학회를 통해 장학금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마음을 다해 어려운 환경에 있는 남수단 어린이들의 교육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든 분께 이 자리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날 키트는 저희가 운영하는 두 학교 덕에 지역 자체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두 학교는 교회와 성 마르티노 데 포레스 수도회에서 관여하는 유일한 기숙학교이기 때문에 많은 학부모가 아이들을 우리 학교에 보내고 싶어 합니다.
올해 학교는 2월 15일에 새 학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3월 23일에 휴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는 이곳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졌으며, 사람들의 삶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2020년 한 해를 시작하며 큰 희망을 품었습니다. 새 학년을 시작하며 부모님과 함께 학교에 오던 학생들의 얼굴에도 새로운 기대가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으로 학교가 문을 닫게 되고,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이러한 희망은 사라졌습니다.
남수단은 내륙 국가로 주변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3월 초에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4월 초까지 하루하루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국가 지도부는 봉쇄를 결정했고, 사람들은 코로나19 예방에 대한 지속적인 알림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비필수 인력들은 재택근무를 요청받았습니다. 하지만, 남수단의 현실에서는 누구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습니다.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여건도, 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몇 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봉쇄 기간은 한 달가량 계속되었습니다. 이어 봉쇄 완화가 되면서, 최근에는 확진자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남수단의 코로나19 총 확진자 수는 234명이고, 두 명의 완치 환자, 세 명의 사망자가 있습니다.
한 달간의 봉쇄는 사람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작년 12월부터 공무원들은 급여를 받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심리적, 정신적으로도 충격을 받았고,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확진자 수는 계속 증가 추세입니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봉쇄가 완화된 후 확진자가 매일 증가하면서, 많은 공무원이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집에 머무르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반면에 시장에서 장사하거나 소규모의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감염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고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나왔습니다.
대부분의 확진자들은 약물이나 산소호흡기 없이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도록 요청받습니다. 국가가 코로나19에 대응할 준비가 되지 않았고, 대응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각 개인이 자기의 삶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확진자가 계속 증가해서 정부가 완전 봉쇄 조치를 시행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일정 기간 먹을 수 있는 식량을 각자 구해서 저장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어디에서 식량을 살 돈을 구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거의 5개월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하고, 학생들에게 학비를 받아 운영하던 학교가 문을 닫게 되면, 학교의 교직원들은 어디에서 임금을 받을 수 있을까요?
시민사회 활동가들과 의사협회에서는 정부의 봉쇄 완화 조치에 대한 어려움을 제기했으며, 이 팬데믹 상황을 기술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정치인들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봉쇄 완화 조치에도, 학교와 교회는 아직 완화 대상이 아닙니다. 우리는 정부가 언제 학교 운영을 재개시킬지 대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증가하는 확진자 수에 대해 정부가 적절한 대응을 시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이른 시일 내 학교가 재개될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현재로서는 남수단의 경우 여전히 심각한 감염의 위협이 있습니다.
제 글이 여러분들이 남수단 주바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늘 지원해주시고, 도움을 주시는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한국에 계신 여러분도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다니엘 로딩 오넥 수사 / 성 마르티노 데 포레스 수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