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를 빕니다
안녕하십니까? 수단어린이장학회 후원자 여러분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코로나로 모든 생활패턴이 바뀌어 버리는 어려움과 혼란 속에서도 서로의 안전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수고를 아끼지 않는 모든 분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같이 산다는 것은 상대에게 편안하게 어느 한 편을 내어 주는 것이겠지요? 어려움과 혼란 속에서도 소중한 한 편을 내어 주신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캄보디아 바탐방 교구의 뚬뿡에 사는 성가소비녀회 박 세라피나 수녀입니다. 이곳은 바탐방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농촌 마을입니다. 노동력이 있는 젊은 사람들은 타지로 또는 가까운 이웃 나라로 돈을 벌러 나갔기 때문에 마을에는 노인과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수로 시설이 부족한 이곳은 비가 와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천수답을 상상하게 합니다. 이 너른 농경지가 때로는 매우 좁게 또 너무 넓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는데 가뭄까지 겹쳐서 조금의 수확도 없었습니다. 식량을 사기 위해 정부에서 빚을 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저희는 후원자분들께서 주신 도움으로 각 가정에 식량과 부식을 전달해서 그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곳 아이들의 생활 환경은 공부할 환경이 아니어서 노는 데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가까운 곳에 초등학교가 있는데 학생 수는 거의 500명이 넘습니다. 중학교로 올라가면서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는 아이가 조금 크면 곧바로 일하러 타지로 떠나기 때문입니다. 올해 아이들은 등교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로 학교가 문을 닫는 바람에 집에만 있게 되었습니다. 3월부터는 서로의 안전을 위해서 모일 수 없었지요. 그러자 아이들은 별다른 제지 없이 같이 뛰어노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저희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컴퓨터를 구입해서 컴퓨터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원래 학생들은 고등학교에서나 컴퓨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컴퓨터를 접했을 때 반짝거리던 아이들의 눈빛은 가슴 아프기도 했고 감동적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열심히 연습하고 공부한 덕에 하루하루 일상을 컴퓨터로 작성하여 문서 저장도 할 수 있었고 자기만의 공간을 가져서 너무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인근 초등학교에는 아이들을 위한 시청각 교육이나 부모와 주민들을 위한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빔프로젝터를 지원하였습니다. 아이들은 큰 화면으로 시청각 교육을 받으면서 신기하고 만족한 얼굴로 좋아했습니다.
이곳의 교통수단은 주로 자전거나 오토바이입니다.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하는데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자전거가 없어서 걸어서 학교에 갑니다. 그마저도 어려우면 중도에 학교를 그만두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정방문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사주었는데, 아이들은 행복해하며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가고 싶다고 표현했습니다. 저희는 어떤 방식으로라도 아이들이 학교를 중도에 그만두지 않고 계속 공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닭튀김을 좋아합니다. 평소 잘 먹지 못했던 간식을 받으면서 그들의 마음 또한 아주 배불렀으리라고 느껴집니다. 때론 배고픔을 참아야 했던 아이들이 간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에 너무나 큰 감사를 느꼈습니다.
부쩍부쩍 커가는 성장기 아이들이라 교복도 금방 작아지기에 아이들에게 새 교복과 학용품을 지원하였습니다. 또한 많은 아이의 집이 가구를 안정적으로 놓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어서 책상이 없는 집이 많습니다. 그런 집에 사는 아이들은 엎드려서 공부하거나 그나마 식탁이 있는 집은 식탁에서 공부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공부할 수 있는 책상을 사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으로 책상에 앉아서 공부한다며 공부가 훨씬 쉬워졌다고 좋아합니다.
보내주신 소중한 도움으로 아이들과 가족에게 사랑을 전달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현재 저희가 지원을 모색하고 있는 부분은, 부모들이 멀리 돈을 벌러 가면 식구들도 같이 가는 바람에 학교를 중단하는 아이가 많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면 학교 공부에 흥미가 떨어지고 진도를 따라갈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이유로 학교를 아예 포기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희는 성장하는 아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가꾸고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수단어린이장학회의 후원자 여러분들의 가정에도 안전과 평화가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박희옥 세라피나 수녀 / 성가소비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