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보고픈 형제 자매님들, 은총 많이 받으십시오!
많은 분들의 사랑과 희생으로 탄생한 ‘미주 아프리카 희망 후원회’의 창립총회를 진심으로 축하 드리고 또한 감사 드립니다.
직접 만나뵙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지만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뜨거운 열정을
멀리 떨어진 여기 한국에서도 강하게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이름들은 다 기억을 할 순 없지만 한 분 한 분 떠오르는 여러분들의 얼굴들을 회상하며
마치 친 형제 자매같은 따뜻한 정도 느끼고 많이 보고 싶기도 합니다.
작년 여름, LA 공항에 내렸을 때
제 머리 속엔 단지 아프리카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만 풀어놓고 빨리 돌아가리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후원’이나 ‘후원회’ 같은 것은 정말이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미주 아프리카 희망 후원회’의 준비 과정들과 탄생을 보고서야
비로소 이것이 성령을 통한 하느님의 계획이셨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 항암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렇게 어렵지 않게 잘 견뎌내고 있는 편입니다.
아프리카에서 못 먹었던 것에 대한 보충심리 때문인지 환자답지 않게 식욕도 아주 좋은 편입니다.
이 모든 것이 여러분들을 포함한 많은 이들의 눈물 어린 기도 덕분임을 확신하고 있고, 그에 감사 드립니다.
만약 길을 가다 장애물이 있으면 여러분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뒤로 돌아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장애물을 치우고 가던 길을 계속 가시겠습니까?
지금 저의 작은 고통도 제가 가던 길에 갑자기 나타난 하나의 장애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장애물을 치우기 위해 육체적으론 잠시 멈추어 있지만 저의 마음은 제가 가던 길,
즉 선교의 길을 계속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저를 기다리는 많은 아이들과 형제 자매들이 있는 아프리카 톤즈를
하루에도 수 십 번씩 다녀오곤 한답니다.
묵상 중에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광’도 특권이지만,
하느님께서 주시는 ‘고난’도 하나의 ‘특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많이 힘들고 고통스럽긴 하지만 그 고통을 통해서 보다 가까이 하느님에게로 갈 수 있고,
보다 더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통을 이해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욱 더 예수님과 닮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즈음은 이러한 ‘고난의 특권’을 저에게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미주 아프리카 희망 후원회’,
인간적인 계산으론 하루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하느님의 계획안에서 출범된 후원회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무런 걱정이 되질 않습니다.
다시 한 번 오늘이 있기 까지
물심 양면으로 준비하고 도와주고 기도하고 이끌어주신 모든 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영적인 사제’로 다시 거듭 날 수 있도록 많은 기도 부탁 드립니다.
한국에서 이태석 신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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