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즈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이신 도미니크 신부님과 수단 출신의 타반 수사님이 보내주신 소식입니다.
1. 올해 톤즈의 고등학교 학생수는 108명인데, 그 중 104명이 남자, 나머지 4명이 여자랍니다.
여성들의 지위가 문명화의 척도라는데, 여학생들의 비율이 이렇게 적어서야…. 안 그래도 남자들의 권위가 우선인 아프리카에서 졸업 후 진로가 불투명한데 딸을 공부시키기는 어렵겠지요. 고등학교 학창시절이 톤즈로 보면 한창 결혼 적령기이고, 달리 말하자면 지참금을 잔뜩 받아 딸을 시집 보내기 좋을 때인데 어려운 살림에 학교를 보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혹시 보낸다 해도 그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몇 곱절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할 겁니다.
수단은 남성 우월주의, 그것도 초 우월주의 문화로 여자란 그냥 소처럼 부려먹을 수 있는 노동력으로 가치가 있을 뿐이랍니다. 어차피 결혼 시키면 끝이니 그 전에 실컷 부려먹고, 소 수십 마리 받은 다음 상대가 늙었건 젊었건 초혼이건 중혼이건 가리지 않고 시집을 보내는 거지요. 그러니 딸을 학교에 보내는 것은 부모가 특별한 사람이거나 학교에 보내면 지참금 가격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와중에 학교를 다니는 여학생들은 몸도 마음도 고단하겠지요.
학교를 졸업한 여학생들은 어떻게 될까요? 뭔가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직업을 구하지 못하면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도, 운명을 바꾸려고 필사적으로 노력을 해도, 부모님이 지참금을 흥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지 않을까요. 몇번째 부인이 되던 상관없이… 학교를 세워 공부를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졸업 후 학생들의 진로에도 고민을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진정한 도움이란 짧은 기간에 눈에 확 띄는 발전이나 변화, 혹은 풍성한 물질의 선물 보따리가 아니라 그들의 삶 전반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길을 찾는 노력이 아닐까요. 그래서 이태석 신부님도 그들에게 당장 무엇인가를 주는 것 보다 함께 사는 것, 함께 있어 주는 것이 가장 필요한 것이고 좋은 것이라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 도움이 되는 방법은 그들과 함께 살고 있어야 찾을 수 있겠지요. 그 방법을 찾고 계신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헌신에 새삼 감사합니다.
2. 오라또리오 청소년 센터에는 이태석 신부님이 시작하신 브라스 밴드, 고전무용, 아크로바틱, 스카우트, 축구 10팀, 배구 6팀, 농구 4팀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톤즈에서 청소년 센터는 단순히 건전한 취미 생활 이상을 의미합니다. 오라또리오 청소년 센터는 숙식을 같이하는 일종의 공동체인데, 전쟁 후유증이 남아있는 수단에서 가족을 잃거나 여러 가지 사정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소속감과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둥지 역할을 하는 곳이지요.
톤즈의 오라또리오 청소년 센터는 약 300명 가량의 청소년들이 각종 팀에 소속되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답니다.
젊다는 자체 만으로 사랑 받아야 한다지요. 아멘… 톤즈의 아이들이 오라또리오 청소년 센터에서 듬뿍 사랑 받으며 빛나는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3. 8월에 수단 지역에 발생한 홍수 피해가 심각합니다.
8월 21일, 22일, 수단 전 지역에 25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답니다. 이 폭우로 약 50명이 사망하고 30만 명이 이재민이 되었으며 특히나 5만개 이상의 화장실이 파괴되어 공중위생에 심각한 문제가 우려된다고 하더니, 도미니크 신부님도 이런 소식을 전하셨습니다. 수도회에서는 모기장, 비닐시트, 이불 등을 톤즈와 룸벡 지역에 전달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답니다. 신부님은 간단히 이렇게 말씀하셨지만 그 행간에 놓인 어려움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말라리아와 다른 질병이 문 앞에 와 있습니다”….
4. 우리 장학회에 감사의 인사와 축복을 주셨습니다.
도미니크 신부님은 이렇게 쓰셨습니다….
“저는 장학회의 큰 지원에 감사 드립니다. 톤즈의 젊은이들은 당신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금이나 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저희는 기도로 보답하겠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하시기를 요청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금과 은보다 훨씬 좋은 선물입니다.
금이나 은이 좋은 거라면 하느님이 죽자고 일해서 부자가 되라고 하셨겠지요.
하지만 하느님은 그런 거 말고, 기도를 기뻐하시니까 도미니크 신부님의 기도는 우리 모두에게 큰 축복이 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