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의 영명축일 맞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불러 드립니다.
이태석신부님
사랑의 눈물 속에 불러보는 이름
-故 이태석 신부님께
아직은 눈물 없이
당신을 기억할 수가 없네요
이 세상을 떠나서
더 넓고 깊은 사랑 받으시며
많은이의 가슴 속에 삶 속에
빛나는 보석으로 다시 살아오시는
태석 신부님 요한 신부님 쫄리 신부님
2010년4월11일
당신의 삶을 단편적으로 조명한
울지마,톤즈 ;방송을 보며
눈물 흘리는 사람들을 보셨는지요
하염없이 울면서 가슴을 치면서
당신을 왜 빨리 모셔갔냐며
하늘을 원망하는 이들의
안타까운 한숨소리 들으셨는지요
사랑이 너무 많아
도무지 자신을 돌볼 틈이 없던
아름답고도 어리석은 사제
재능이 너무 많아 나눌 것은 넘치고
하루 스물네시간이 모자라
밤낮의 피곤함도 잊어버리고
하루를 일생처럼 치열하게 살았던 당신
다른 이의 병을 고쳐주는 의사이면서
자신의 병은 고치지 못한 바보였던 당신
투병 중엔 고통을 특은이라 말할 수 있는
거룩한 현자였던 당신
수단의 가난한 이들을 위해
톤즈의 해맑은 청소년들을 위해
현지인과 똑같이 적응하려 애쓰며
부서지고 부서진 그 사랑은
이제 더욱 빛나는 슬픔이 되어
모든 이를 하나로 모이게 하네요
자신만을 위하여
안일하고 이기적으로 사는 삶은
더 이상 바람직한 삶이 아니라고
침묵으로 강하게 소리치고 계시네요
불러도 대답 없으신
이태석 신부님, 아아 우리 신부님 !
이웃 향한 그 헌신적인 삶을 보고
종교를 싫어하던 사람들도
‘하느님은 계시다’며
따뜻한 믿음의 눈길을 보내고
어지럽고 혼탁한 세상 가운데
살기 싫다 절망했던 이들은
신부님의 조건없는 사랑에서
희망을 보았다며 환한 웃음을 띠고
자신의 성안에만
어둡게 갇혀 있던 이들은
마음 문 활짝 열어 이웃에게
나눔의 삶, 도움의 손길 펴는
사랑의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을 하니
이 얼마나 놀라운 기적입니까
이 얼마나 새로운 기쁨입니까
죽었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당신이 우리에게
몸으로 다시 살아오진 못할지라도
별같은 기도로 영혼으로
성인들의 통공 속에 함께 계셔주십시오
임종 직전에
‘모든 일이 잘 될거야’라고 하셨다지요
당신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오늘도 이렇게 한데 모여
애틋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고백합니다
보고싶다고 사랑한다고 감사한다고–
지상에서 못 다 이루신 일들
우리가 정성과 뜻을 모아 마저 할테니
걱정 마시고 편히 쉬시라며
푸른 하늘 향해 두 손 모읍니다
그러나 아직은 눈물 없이
당신을 기억할 수가 없네요
당신의 끝없는 희생이 낳아 준
사랑의 눈물 속에 오늘도 기도합니다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사랑과 사랑을 이어주는 평화의 화음으로
천상의음악으로 다시 살아오소서.우리에게
-2010.4. 이해인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