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선교사이자 의사, 교육자로 살다가 2010년 선종한 살레시오회 이태석(1962~2010) 신부가 남수단 교과서에 실린다.
남수단 교육과학기술부 존 가이 요 장관은 20일 “이태석 신부님은 먼 나라에서 남수단까지 와서 자신의 삶을 다른 이들을 위해 주고 가신 분”이라며 “신부님의 이야기를 남수단의 많은 학생이 배울 수 있도록 2017년에 발간할 초등학교와 중학교용 교과서에 신부님의 이야기를 싣기로 했다”고 밝혔다. 존 가이 요 장관은 19~2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세계교육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이태석 신부는 청소년들의 스승이자 아버지였던 돈 보스코 성인처럼 남수단 톤즈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쳤다. 이태석 신부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톤즈 아이들은 이 신부를 잊지 못하고 ‘쫄리’(John Leeㆍ이 신부의 별명) 신부를 찾는다고 한다.
이 신부의 이야기가 외국 교과서에 실린다는 소식에 우리나라 정부도 무척 환영의 뜻을 밝혔다. 세계교육포럼에서 존 가이 요 장관과 면담을 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태석 신부의 희생과 사랑의 정신을 남수단 국민들이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교과서에 게재한다니 무척 반갑다”며 “우리가 어렸을 때는 슈바이처 박사처럼 외국의 위인들에 대해 배웠는데 이제는 우리나라 인물이 실린다고 하니 무척 뿌듯하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1년 살레시오회에 입회한 이태석 신부는 2001년 사제품을 받고 수단으로 떠났다. 이후 8년 동안 남수단 톤즈에서 아픈 아이들을 치료해주고 감정이 메마른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면서 주님의 사랑을 전했다. 이 신부는 2008년 휴가차 한국에 들렀다가 대장암 판정을 받고 2010년 1월 14일 선종했다.
김유리 기자 luci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