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살레시오회, 1962~2010) 신부와의 인연으로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산티노 뎅(31)씨가 2월 24일 충남대학교 졸업장을 받았다.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자란 산티노씨는 이 신부가 톤즈에서 생활하던 당시 현지어인 딩카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일을 맡았다. 이후 수단어린이장학회의 지원을 받아 한국 유학을 시작했다. 산티노씨는 2011년 서강대 어학당에서 한국어 과정을 수료하고 2013년 여주대 토목과에 입학했으며 2015년 충남대 토목공학과로 편입해 3, 4학년 과정을 마쳤다. 토목공학 전공 선택은 이태석 신부의 권유에 따른 것이다.
산티노씨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정말 행복하고 기쁘다”며 “훗날 남수단에 돌아가 번듯한 도로를 놓고 남수단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꿈”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충남대 토목공학과 이민재 교수는 “앞으로 남수단이 더 발전하면서 산티노씨가 건설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산티노씨는 토목공학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한국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수단어린이장학회를 통해 현재 원선오 신부와 고미노 수사가 진행하는 ‘남수단 100개 학교 프로젝트’ 건설 시공 관련 봉사활동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이태석 신부와 함께 시작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톤즈 지역을 비롯해 아프리카의 청소년 교육과 의료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산티노씨 이외에 2명의 학생이 장학회 지원을 받아 이태석 신부의 모교인 인제대 의과대학에서 본과 4년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수단어린이장학회 오이화(실비아) 이사장은 “한국에서 공부한 아이들이 모국으로 돌아가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이태석 신부님의 사랑이 더욱더 하느님 안에서 빛날 것이라 믿는다”며 응원을 전했다.
이태석 신부는 인제대 의대를 졸업한 뒤 살레시오회에 입회해 2001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이후 남수단 톤즈에서 병원과 학교를 짓고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등 헌신적인 봉사를 펼쳤다. 이 신부는 2008년 대장암 판정을 받고 2010년 선종했다.
유은재 기자 you@cpbc.co.kr
관련 링크: cpbc News : 이태석 신부의 통역자였던 산티노 뎅씨, 충남대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