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태석 신부의 남수단 톤즈에서 찾아온 청년 산티노 뎅 씨
이 신부와는 통역일 하며 알게돼…남수단에서 한국같은 도로 만드는 것이 꿈
“신부님이 아니었다면 전쟁터인 상황속에서 아마 군인이 됐겠죠. 결국 신부님이 절 여기까지 이끌어 주신 것 같아요.”
다큐멘터리영화 ‘울지마 톤즈’로 유명한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
오랜 내전으로 폐허가 된 이곳은 故 이태석 신부가 평생을 바친곳으로 유명하다.
이 곳에서 자라 이 신부와의 인연으로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산티노 뎅(31ㆍ사진)씨는 이 신부가 톤즈에서 생활할 때 딩카어를 영어로 번역해 이 신부에게 전달해 주는 통역사 일을 맡았다.
산티노 뎅은 “전쟁통에서 자랐으니가 나쁜 마음을 갖고 나쁜 사람을 될 수도 있었다”며 “그런데 그 와중에 만난 신부님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주고 좋을 길로 인도해 주셨죠. 신부님 덕분에 나쁜 마음을 먹지 않았고, 대학을 진학하려고 한국까지 오게 됐다”고 말한다.
산티노 씨는 현재 수단어린이장학회의 지원을 받아 충남대 토목공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다.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이 신부와 함께 시작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톤즈 지역의 청소년 교육과 의료 사업 지원은 물론 아프리카의 가난한 청소년을 지원하고 있다.
산티노 씨 외에도 2명의 학생이 수단어린이 장학회의 지원을 받아 인제대 의대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산티노 씨는 “2002년 처음 신부님을 만났을 때 처음에는 신부님과 이질감이 들었지만 신부님이 단순히 친절하고 도와주는 데 머문게 아니라 내가 꿈을 꿈수 있게 도와줬다”고 말했다.
매년 있는 추도식은 놓치지 않고 참석하고 있는 산티노 씨는 이 곳에서 이 신부가 가르쳐준 트럼펫 공연도 했다.
앞으로 산티노 씨의 꿈은 남수단에도 한국과 같은 도로를 짓는 것이다.
산티노 씨는 “남수단에 있을 때 신부님에게서 지하로 기차가 다니고 전기가 켜져 있어서 밤에도 밝다고 들었지만 하나도 믿지 않았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토목공학과 교수가 돼 남수단을 발전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기사 자격증도 도전하고 남수단을 위해 대학원에 가서 좀더 공부를 하고도 싶구요. 신부님이 계셨다면 다른 학생들도 많은 도움을 받았을 텐데…”
한편 故 이태석 신부는 오랜 내전으로 폐허가된 남수단 톤즈에서 선교는 물론 의료와 교육 등 대장암 4기 판정을 받고 4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평생을 봉사와 실천에 쏟아 부은 인물. 이 신부의 이 같은 여정은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로 제작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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