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아프리카 파견근무 당시 이태석 신부의 초대로 지구상에서 가장 오지인 남수단 톤즈를 방문했어요. 그곳에서 신부님의 헌신적인 봉사를 경험한 뒤 제 삶 곳곳의 행복과 가치를 발견하게 됐죠.”
이재현(사진 오른쪽)인천 서구청장은 1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부님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태석(왼쪽) 신부 선종 10주기를 맞아 ‘울지마 톤즈2: 슈크란 바바’가 개봉한 가운데 이 구청장이 간직해온 이 신부의 사진과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아무것도 없는 톤즈에 몸과 마음을 아낌없이 바친 한 성직자를 보면서 나도 남을 위해 힘이 돼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 구청장은 톤즈 방문 이야기를 정리해 ‘아프리카의 햇살은 아직도 슬프다’란 책을 출간하고, 인터넷 후원 카페도 만들었다. 톤즈와 이 신부를 한국에 처음 알린 것도 바로 그다. 2007년 수단어린이장학회를 만들어 초대 이사장직도 맡았다. 한국에 유학 온 톤즈의 아이들은 어느새 듬직한 의사와 건축가가 됐다. 이 신부가 남긴 밀알 하나가 소중한 열매를 맺은 것이다.
이 구청장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는 대략 45㎝인데, 이 짧은 거리를 내려오기까지 40년이 걸렸다”며 “이태석 신부의 헌신적인 삶과 죽음이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