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지음·김선필 엮음/돈보스코미디어 출판/352쪽/2만2000원
이태석신부 서간집-톤즈에서 희망을 노래한 사람. ⓒ의협신문
48세, 젊은 나이에 선종한 의사이자 살레시오회 사제인 고 이태석 요한 신부의 편지와 미공개 사진을 담은 <이태석 신부 서간집-톤즈에서 희망을 노래한 사람>이 나왔다.
돈보스코미디어는 이태석 신부 선종 15주기를 맞아 ‘사단법인 이태석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와 함께 서간집 출판을 기획했다. 김선필 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발품을 팔아 고 이태석 신부가 손수 쓴 81통의 편지와 110여 장의 사진을 엮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편지와 사진은 이태석 신부를 그리워하는 독자에게 주는 선물이다.
서간집은 ▲고 이태석 신부가 직접 작성한 청원서를 통해 어떤 살레시오인이 되고 싶어 했는지를 보여 주는 입회 시기(제1부 살레시안으로 다시 태어나다/ 1991∼1998년) ▲가장 헐벗고 가난한 아프리카에서 선교사를 꿈꾸며 준비하던 시기(제2부 톤즈와의 첫 만남, 선교를 준비하다/ 1999∼2001년) ▲선교 활동 시기(제3부 사랑을 연결하는 작은 고리가 되다/ 2002∼2008년) ▲말기 암 판정을 받은 뒤 고통 속에서도 타인을 향한 관심과 사랑을 이야기 하며 죽음을 준비하던 시기(제4부 영원을 향하여/ 2008∼2009년)로 구성했다.
고 이태석 요한 신부는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남고등학교(35회, 1981년)와 인제대학교 의과대학(3회, 1987년)을 졸업했다. 군의관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1991년 가톨릭 수도회인 살레시오회에 입회, 성직자의 길을 걸었다. 1992년부터 광주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공부하고, 서울 대림동 살레시오 수도원에서 사목실습을 했으며, 1997년 로마 교황청이 설립한 이탈리아 살레시오대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2001년 6월 서울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그해 12월 20년 동안 내전으로 폐허가 된 아프리카의 가난한 마을 남수단 톤즈에 부임했다.
전기와 길 조차 없는 오지 마을을 돌며 환자를 돌보고, 병원을 열어 환자를 진료했다. 배울 기회조차 없는 톤즈 아이들을 위해 학교와 기숙사를 세웠다. 평생을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에 헌신한 살레시오회 창립자 돈 보스코 성인을 본받아 ‘톤즈의 돈 보스코’로 살고자 온 힘을 다했다. 2008년 휴가와 모금을 위해 잠시 귀국한 길에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병을 이겨내고 톤즈로 돌아가리라는 희망으로 투병했지만, 결국 2010년 1월 14일 48세 나이에 “Everything is good”이라는 유언을 남기고 그리스도의 품에 안겼다.
이번 서간집은 험난한 선교 여정 속에서도 늘 가족·살레시오회 형제 회원·은인·후원자의 관심과 사랑이 함께였음을, 작은 것에 감사하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한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희망’과 ‘사랑’을 이야기한 고 이태석 신부의 삶은 무관심과 개인주의, 배금주의와 패권주의가 만연한 암울한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지, 고통과 위기에 몰린 이웃에게 왜 손을 내밀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송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