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봉사자 톤즈 소식 7>
이태석신부님께서 사목활동 하시던 톤즈로 파견된 수단어린이장학회 해외봉사자 김동길 군이 메신저를 통해 보내온 소식들입니다 .
10 월 12 일
여기는 내렸다 하면 굵은 빗줄기의 소나기예요 . 오늘은 엄청 퍼부었는데도 그렇게 많이 퍼부은 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
아 저보고 여기 친구들이 존마비올이라고 불러요 .
마비올의 뜻은 흰색이란 뜻인데 . 제가 여기서 하얀 옷만 입고 다녀서 그런가 봐요 .
또 이태석신부님이랑 키와 얼굴이 닮았다고 말하더군요 . 이 친구들 눈에는 닮게 보이나 봅니다 .
여학생들이예요. 장난기 어린 표정은 왠지 우리나라 여고생들과 닮은 느낌도 드는데요 . 어딜 가든 청소년들의 모습은 같은가 봅니다 .
10 월 14 일
친구들에게 군대 이야기를 해주니 되게 좋아하네요 .
여기서 저를 어리게 보는데 , 제가 군대 갔다 왔다고 하면 다들 놀라요 .
“ 너 어리잖아 ” 라면서 .. “ 나 안 어려 25 살이야 ” 라고 하면 더 놀라더군요 .
저랑 친한 마구트라는 친구가 보여준 이 책은 기타 악보집인데 이태석신부님 이름이 쓰여있어요 . 이 친구는 돈보스코 라디오에서 일하는 친구인데요 . 기타를 잘 치는 친구예요 . 세컨더리스쿨에 가서 학생들 기타 알려줄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 근데 이곳엔 제대로 된 기타가 없고 죄다 고장 난 기타들뿐 이네요 .
저는 종종 이 마구트라는 친구가 사는 곳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기도 하는 데요 . 주로 이 친구의 꿈 이야기나 앞으로 미래 이야기들이에요 . 이야기를 들어보니 마치 옛날 아메리카드림을 꿈꾸던 우리들처럼 한국에 대한 환상이 있는 것 같아요 . 그래서 한국에서 나름 느꼈던 현실이야기도 해주고 서로의 가족 이야기도 하며 더욱 친해졌어요 .
이 친구는 돈보스코 라디오에서 일해서 500 파운드 정도 버는데 400 파운드는 부모님께 보낸다고 하네요 .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대단한 친구예요 .
또 후에 브라더 루이스와 라이촉마을에 식량전달을 하러 다녀왔어요 .
WFP 에서 지원해준 식량이고요 . 50 키로그램 짜리 10 포대정도를 옮겼어요 .
7 살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제게 땅콩 두 개를 주었는데 ..
가슴이 뭉클하고 감동도 받고 왠지 마음이 복잡했어요 .
자기 먹을 것도 부족한 이곳인데 아이가 먼저 손을 내밀면서 준 땅콩 두 개가 그 어떤 맛있는 음식보다 귀하게 느껴지더군요 .
그리고 라이촉 마을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는데요 . 이곳에 한 할머님은 싸우시다가 다쳐서 다리를 못 쓰시고 계셨어요 . 아마도 뼈에 문제가 있으신듯한데 , 병원이 너무 멀어서 치료도 못 받고 계시기에 병원까지 후송해드렸어요 .
집으로 돌아오면서 라이촉마을에서 톤즈 프라이머리스쿨까지 걸어서 하교하는 아이도 만났는데요 . 이 아이가 매일 걸을 이 울퉁불퉁한 길이 차로는 30 분 정도 걸리고 , 걸어서는 한 시간 반 두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 매일 등하교를 할 걸 생각하니 왠지 마음이 짠 했습니다 . 가는 도중 폭우도 쏟아졌는데 . 아마 비도 쫄딱 맞았을 꺼예요 .
이렇게 오늘 하루도 끝이 났습니다 . 촬영을 하느라 사진을 못찍었네요 .
10 월 15 일
아 요즘은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촬영도 하는데요 . 주로 여기 라디오친구들이랑 같이 다니고 지내요 . 또 제가 가지고 있는 비틀즈 음악들을 공유해줬어요 이제 톤즈 라디오 방송에서 비틀즈 음악이 나올꺼예요 .
다들 잘 아시겠지만 가난한 친구들이 정말 많아요 . 이곳 친구들은 프라이머리스쿨 세컨더리스쿨을 다니는데 , 돈을 벌면서 다니는 친구들도 있고 , 부모님이 등록금을 마련해주시는 친구들도 있구요 . 이 친구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보았더니 의사가 되고 싶다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 의료봉사자들을 만났던 좋은 기억 , 그리고 파더쫄리에 대한 좋은 기억들 덕분이겠지요 .
하지만 어려운 환경과 여건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예요 .
남수단은 여전히 의식주도 해결하기 어려운 처지이고 , 교육 역시 열악한 환경이예요 . 이런 열정과 꿈에 부풀어있는 학생들이 꿈을 향해서 시도해볼 기회조차 없다는 현실이 너무도 답답했어요 .
여기 친구들은 정말 .. 장학회분들 도움 아니면 더욱 미래조차 없는 캄캄한 생활을 해야합니다 . 학교만 졸업했지 , 다시 다수들이 살고있는 삶으로 돌아가야해요 .
하지만 이 친구들은 현실에 절망하기보단 오히려 자신들에게 이렇게 도움주시는 한국 분들께 정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 했어요 .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이야기도 덧붙였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