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0일 이해동신부님께서 한국에 건강문제로 검사와 치료를 받기 위해서 입국하셨습니다. 잠시 수단어린이장학회 사무실에도 방문해 남수단 마리디의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톤즈의 날씨는 건조한 날씨이고 농업이 없는 지역으로 목축업 위주여서 가끔이나마 질긴 고기라도 맛볼 기회가 있었고 농사를 지어본적없는 그 땅에서 열악하게 나마 물 문제를 해결해서 이것저것 심고 첫 수확을 맛볼 수도 있었는데, 내전으로 인해 이동하게 된 마리디 지역은 습한 날씨로 농업위주의 생활을 합니다. 매해 농사를 지으니 땅에 영양분이 다 빠지고 병충해가 드는데도 농약이랄 것도 없는 곳이라 농사를 망치는 일이 잦아 그나마 병충해에 강한 콩을 심어 주식으로 삼고 있습니다.
시장에 나와서 장을 보려 해도 내전으로 인해 물자가 운반되는 길이 끊겨버리니 장에서 파는 게 없고 그마저도 장볼때에 사람들이 수도원에서 무얼 얼마나 사가는지도 관심이 많고 또 그들보다 풍족하게 많이 사가는 걸 보면 도둑이 드는 일이 있어서 먹거리를 찾는 것도 힘이 듭니다. 미국 NGO단체에서도 얼마전 큰 도둑이 들어 큰 피해를 본일이 있다고 하니 늘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지요. 그 때문에 장을 보러 가서도 그저 옥수수나 콩을 조금 구입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이렇게 이동통로가 막혀 외부의 식량조달이 힘들다 보니 마리디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수업을 듣다가도 비가 내리면 모두들 농사일을 하러 갑니다.
아침에 공동체에서 문을 열어두면 망고나무에서 떨어진 망고열매를 주워먹기 위해서 아이들이 몰려듭니다. 하지만 바닥에 떨어진 망고는 대부분 벌레가 먹었고 밤새 개미가 갉아먹어 온전한 상태도 아닙니다. 굶주린 아이들은 이것도 앞다투어 줍기에 바쁘지요. 망고과육을 먹는 벌레들은 망고 안에 알을 까고 그걸 먹은 아이들은 배탈이 납니다. 배탈이 나더라도 배가 고프니 일단 먹고보는 것 이지요.
마리디에서 또 한가지의 어려움은 말라리아 입니다. 마리디의 말라리아 모기들은 습한 기후 때문인지 톤즈의 말라리아보다 훨씬 독합니다. 그 곳에서 만난 인연으로 친해진 한국인 목사님도 말라리아 때문에 평형돌기에 문제가 생겨 걸을 때 균형이 안 잡혀 급히 한국으로 치료를 받으러 간다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런 독한 말라리아의 기승에 마리디에서는 치료받을 병원의 수도 턱없이 적고 병원에 가도 기본적인 치료만 받을 수 있을 뿐 마땅한 의료장비도 없어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정말 아무것도 있는 게 없는 곳 남수단에 있는 친구들의 생활을 생각하면 이렇게 한국에 들어와 병원진료도 받아볼 수 있는 호사를 누리는 나는 그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삶의 터전을 꾸려나가는 남수단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하고 있는 선교사들 봉사자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시간을 하루하루 이겨내 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나눔과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합니다. 함께 기도해주시고 사랑나눔에 동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