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어린이장학회 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프란치스코 전교 봉사 수녀회 소속으로 인도에서 7년째 선교활동 중인 선교사 김 스페란자 수녀입니다. 북인도 아루나찰 다이윤 둠바 지역 성보나벤뚜라 학교 기숙사 공사비 지원을 통해 수단어린이장학회와 인연이 닿아서 이렇게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인도하면 너무나 방대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고 있는 나라이지만, 요즘 우리나라에 소개되고 있는 인도는 사건 사고가 많은 나라로 뉴스의 중심에 보도가 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특히 요즘은 인도의 카스트 신분제에서 가장 하층민인 달리트를 보호하는 법의 폐지로 인해 대규모의 스트라이크가 연일 발생하면서 정치적인 이슈가 발생하고 있고, 외국인들의 NGO단체에 대한 정부의 조직적 탄압, 현대사회에 생각할 수 없는 종교박해 등 현 정부의 힌두이즘을 지향하고 있는 사건들로 인해 선교사들은 갈수록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현대학자들이 바라보는 인도는 오래된 역사와 전통 속에 힘과 에너지를 무궁무진하게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고, 무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나라라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7년 넘게 생활하고 있는 저 또한 일부분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인도는 가족 중심주의입니다. 그리고 가정에서 아버지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아버지의 이름 없이는 아이의 호적을 만들 수도 없고, 모든 신분증에 아버지 이름, 어머니 이름, 집 이름이 반드시 기재되어야 합니다. 신분증은 아이텐티티 카드(Identity Card, 우리나라의 주민등록증과 비슷한 신분증), 팬 카드(Pan Card, 은행 거래를 위한 신분증), 아다르 카드(Aaddhaar Card, 최근에 생긴 신분증으로 Identity Card와 Pan Card의 역할을 합한 새로운 형태의 신분증), 여권, 운전면허증 등 상당히 다양한데 특히 아버지 아름은 필수요소입니다. 인도의 가정은 굉장히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이며 아버지를 중심으로 구성이 되고, 집안의 모든 결정이나 중요한 일은 부모님 의견이라기보다 아버지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며, 어머니는 아버지의 의견을 존중하여 가정을 돌보는데, 현대적 문화의 영향으로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면은 그대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의 부재 시에는 오빠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됩니다.
그런데 북인도의 가정은 인도의 일반적인 가정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북인도는 근접국가 미얀마의 영향을 받아 한류문화가 존재하고, South Korea(인도는 중립국으로 공산당이 존재하고 있고, 북한과 남한을 잘 구분하지 못해 영어로 표기해야 알아듣는다.)가 각광 받는 분위기로 남인도는 정통 인도를 고수하면서 서서히 변해 가고 있다면 북인도는 빠르게 변화하면서 개방화 되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북인도는 음주 문화와 성적 개방에 대한 청소년들의 무절제한 수용으로 인해 부모들이 자녀들을 통제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도의 대부분의 가정들은 중고등학교 시절 학교와 집이 먼 관계로 자녀들을 기숙사에 보냅니다. 이런 기숙사 문화로 인해 또래 집단의 단체 생활은 종종 탈선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학교(학교를 운영하면 기숙사는 필수조건이다.)를 운영하는 각 교구나 수도회들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만 그 젊은 혈기왕성한 힘을 제어하기는 역부족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교육이 더 중요한 실정이고, 남인도는 문맹률이 5%에 가까운 반면 북인도는 문맹률이 60% 내외로 이제 막 부모들이 교육에 눈을 뜬 상태입니다. 그러다 보니 학구열이 높은 반면 무지에서 오는 시행착오 또한 많습니다. 무분별한 해외 문화의 수용, 현실과 다른 매스미디어 속의 세상에 대한 동경 및 추종, 부모님들의 무지로 인한 자녀들에 대한 제어 불가능 등 많은 문제들 속에서도 아직까지는 가족 중심의 문화는 중시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인도는 대가족 중심으로 친인척이 모두 함께 사는 부족을 형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좀 특이한 것은 북인도 아루나찰의 가정 집 건물들이 보통의 시멘트 건물이 아닌 Bambu house(대나무 집)스타일의 전통 가옥으로 일 년의 반은 장마이고, 일 년의 반은 건조하다 보니 집을 지을 때 시멘트로 바닥을 높여서 벽을 반은 시멘트로, 반은 대나무로 엮거나, 아예 바닥에서 공간을 띄워 1.5층으로 대나무 집을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겨울에는 보온이 되지 않아 한파가 몰려오면 추위에 얼어 죽는 사람들도 간혹 생기고 있습니다.(인도는 남인도와 북인도의 날씨가 현저하게 다릅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인도 가정은 아직은 전통적 가치에 따라 안정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이러한 가정의 가치는 서구 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급속하게 붕괴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정의 전통적 가치가 무너지고 있는 인도를 바라보면 매우 안타깝습니다. 제발 인도가 우리나라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고 인도의 가정 안에 전통을 소중하게 지켜 나아가는 가운데 발전하기를 희망해 봅니다.
이러한 인도의 배경 속에 저희 선교활동 지역과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자면, 저희는 북인도 아루나찰 프라데쉬 다이윤 둠바 지역 성보나벤뚜라 학교를 2010년 교구에서 이관 받아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 교구에서 저희에게 부탁했을 당시 학교 학생 수는 200명이 조금 넘지 않은 상태로 학교 교실과 기숙사가 대나무로 지어져서 화재의 위험과 야생 동물과 뱀 등의 공격에 노출되어 있어 안전하지 못했으나 현재는 여러 단체의 도움으로 시멘트 콘크리트 건물의 교실과 이번 2018년 6월에 시작되는 새로운 학기부터는 수단어린이장학회의 도움으로 마련된 2층 건물의 남자 기숙사와 여자 기숙사 그리고 강당이 새롭게 축성을 하고, 입소할 예정입니다. 인근 주변에서 저희 학교와 기숙사 환경은 많이 부러워합니다. 2017년도 남자 기숙사가 먼저 완공되어 입소를 시작할 때도 지원자가 너무 많아 먼 거리 지역의 학생들에게 우선 순위를 제공하였는데, 이번 2018년도에는 여자 기숙사도 입소가 시작되므로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단체의 도움으로 저희 학교는 현재 학생 500여명과 기숙사 100여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상태로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가르치고 있으며, 지역 인재 육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지역 주민들과의 활발한 연계를 통해 현지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수단어린이장학회 가족 여러분의 도움으로 보다 좋은 환경에서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된 점 진심으로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 올리고, 가족 여러분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가족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리며, 현지에서 선교사로 허락된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저는 알지 못하지만, 하느님께서 제게, 저희 수도회에 허락한 시간까지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선교사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고백하며,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인사드립니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인도 선교지에서 프란치스코 전교 봉사 수녀회 김 스페란자 수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