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소중한 꿈이 지켜지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케냐 나이로비대학교에서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는 객원교수 박유진입니다.
장학금을 지원해 주신 수단어린이장학회에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대학교가 위치한 이 곳 나이로비는 물가가 케냐의 평균 소득 수준에 비해 살인적으로 높습니다. 빈부 격차가 어마어마하게 큰 나라이고, 또한 학교 행정도 겉으로 보여줄 만한 번듯한 건물 하나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학생들은 부서진 책상과 의자를 사용하며, 강사와 교수들은 수업할 교실과 시험을 치를 장소를 하이에나처럼 찾아다닙니다. 과장이 아니라 실제로 제가 받은 느낌이 그래요. 한국학과는 다행히도 사무실 하나를 배정받았지만 교실로 사용하는 공간은 언제 뺏길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저와 한국학과 학생들도 수업할 장소를 찾아다녀야 하겠지요.
이렇게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한국학과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운이고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공 2학년 학생들 16명 중 10명이 장학금을 받을 예정이었는데, 이 10명의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6명의 반친구들을 생각해서, 본인들이 받을 장학금의 일부를 줄여 다 같이 지원을 받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2019년 6월 학기에는 한국학과 2학년, 3학년 학생 전원이 등록금 지원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나이로비대학교 한국학과 학생들은 저마다의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7년 수단어린이장학회의 장학금을 받고 그 해 말 무사히 졸업하여 현재 한국정부장학금으로 한국에서 석사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도 있고, 한국학과 인류학을 복수 전공하며 졸업 후 학업을 계속하여 대학 교수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케냐의 국제공항에서 한국 및 아시아 여행객을 안내하는 일을 하려고 준비하는 학생도 있고, K-pop을 들으며 가수를 꿈꾸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런 소중한 꿈들을 꿀 수 있게 해 주셔서, 다양한 꿈들을 지원하고 지켜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하반기에는 복학할 예정인 1, 4학년 학생들에게 또 등록금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귀한 장학금으로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저 또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박유진 객원 교수 / 케냐 나이로비대학교 한국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