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남수단의 수도, 주바 굼보에 위치한 돈보스코 헬스센터를 담당하고 있는 테레지나 수녀입니다.
살레시오회는 2006년 처음으로 성 빈첸시오회 본당의 초대로 굼보에 자리잡았습니다. 굼보는 20개 마을의 중심에 있습니다. 당시에는 20개의 마을 중 어디에도 병원이나 진료소가 없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병원은 주바 시내에 있는 병원이었습니다. 살레시오회 본당이 생기고 난 후, 지역 사람들에게 의료시설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무언가를 해야 했습니다. 예수의까리따스수녀회는 살레시오회 수단지부의 이런 요청을 받아들여 이 지역에서 의료 분야의 역할을 담당하기로 했고, 2012년 돈보스코 헬스센터를 세웠습니다. 처음에는 세 개의 작은 방에서 매일 30여 명의 환자를 받으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저희는 매일 100명에서 200명 사이의 외래환자를 받고 있습니다. 굼보 뿐 아니라 인근 지역인 세리캇, 니시투, 모리, 라자프, 카도로, 구델레 등에서도 환자들이 옵니다. 진료비는 가난한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금액입니다. 이처럼 먼 곳에 사는 환자들도 헬스센터에 와서 진료를 받기는 하지만, 여전히 접근이 어려운 곳에 사는 많은 사람이 비싼 돈을 주고 약국에서 약을 사야 합니다.
우리는 헬스센터에 오는 환자들을 진료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동 진료를 병행하고 있으며, HIV/AIDS 예방 및 아동의 영양 및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동 진료는 모리, 니시투, 베린양, 마파오 등의 지역으로 확대해 시행했습니다. 이동 진료는 장티푸스, 이질, 다른 수인성 질병과 같은 전염병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남수단 사람들은 이런 질병 때문에 많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면적 당 인구밀도가 높은 이 지역에서 빈약한 화장실 시설, 쓰레기 매립을 위한 구덩이, 유수 시스템 등으로 인해 많은 전염병이 생겨납니다. 주바의 샨티 타운과 그 일대는 이런 전염병이 퍼진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우리는 센터에 올 수 없는 환자들에게 이동 진료를 통해 적절한 예방과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의 대부분은 말라리아, 장티푸스, 설사, 피부병, 비뇨기 질환 및 영양실조 등의 질병 때문에 이곳에 오게 됩니다. 이 모든 질병은 빈곤과 위생시설의 부재로 인해 생깁니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얻기 위해 먼 곳을 걸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이곳 남수단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첫 번째로, 열악한 국가 의료체계와 준비된 전문의료진의 부족입니다. 두 번째로, 코로나19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부족해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 사이에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는데, 코로나19는 백인들, 또는 부유한 사람들에게만 걸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수단과 같이 더운 기후에서는 바이러스가 확산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습니다.
남수단 정부가 외국의 재정적 원조를 받기 위해 국민들에게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들 대부분이 인터넷이나 미디어에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올바른 정보를 알기 어려운 요인이 됩니다.
우리는 이달에 3일 동안 코로나19 감염과 예방, 관리에 관한 워크숍을 개최했습니다. 남수단 정부는 팬데믹을 관리하는데 큰 도전에 직면해있습니다. 국가 전체에서 오직 두 개의 실험실에서만 코로나19 테스트를 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을 격리할 수 있는 시설은 하나가 있는데 그마저도 병상이 제한되어 있고, 인공호흡기는 4대가 있습니다. 사람들 대부분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여러 가족 구성원이 방이 하나 혹은 두 개 있는 집에서 함께 살고 있고, 많은 사람이 일용직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단어린이장학회 여러분의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지원해주신 지원금 일부로 온도계, 장갑, 수술용 마스크, 다른 개인 보호 장비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의료진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될 것입니다. 의료진은 우리 센터를 찾아오는 환자들을 직접 대면하기 때문에 위생에 더 철저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사람들이 헬스센터에 들어오기 전에 손을 씻을 수 있도록 장비와 비누를 구비했습니다.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한 필수적인 의약품을 구입했으며, 환자들에게는 진료비로 최소한의 금액만을 받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형편이 어려운 몹시 가난한 사람들과 난민캠프 사람들에게는 무료진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 도전과 어려움이 있지만, 많은 분의 도움으로 힘을 얻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한국의 후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테레지나 나카가와 수녀 / 예수의까리따스수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