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잠비아 루푸부에서 인사드립니다.
아프리카 수풀 한가운데에 ‘아프리카 선교회’의 선교사들이 1930년에 선교지를 개척했습니다. 잠비아 루아풀라주(州)에 세운 최초의 가톨릭 선교지였습니다. 그 당시 이곳은 사자를 포함한 야생 동물들로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부 불쾌한 일로 인해 선교사들은 1975년에 선교지를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시기에 만사(Mansa) 교구의 패트릭 치상가 주교님은 살레시안들에게 루푸부에서 농업학교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당시 이곳은 약 천여 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사는 마을이었습니다. 주교님은 농업학교를 통해 이곳과 주변 지역에서 농업을 증진할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1983년, 살레시안들은 이 제안을 받아들여 농업훈련센터를 열기로 했고, 몇 년간의 타당성 조사와 절차를 거쳐 1989년에 세 명의 살레시오회 회원들을 루푸부로 파견했습니다. 이후 프로젝트는 점점 더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제임스 스피타 주교는 “가능한 한 빨리 농업학교를 시작해야 하고, 이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는 것에 우리는 전적으로 동의했습니다. … 몇 년 동안 교구 안에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몇 년 동안 사람들은 가난으로 굶주리고 있습니다. 루푸부의 농업 프로젝트는 이 지역의 농업 생산량을 증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고 살레시안들에게 당부했습니다.
루푸부는 사냥을 잘하고, 숙련된 어부였던 부족인 벰바족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벰바족은 전통적으로 농사를 짓지 않았고, 농사는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점차 사냥할 동물들이 줄어들고, 강과 호수에서 잡을 수 있는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농업은 사람들의 생존을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살레시오회 회원들은 루푸부에서 젊은 부부들과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간단한 농업기술을 훈련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토지 경작, 작물 배급, 천연 비료, 유기 해충방제 등 전통적인 농법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가축 사육 및 식량 생산에 관한 내용도 교육하고 있습니다.
여러 해에 걸쳐 다양한 성공사례와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루푸부의 시작을 함께했던 조셉 신부는 “밤새 해결되지 않는 매우 복잡한 딜레마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농업기술에 대한 훈련과 교육이 궁극적으로 결실을 볼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농업은 아프리카에서 영양실조와 기아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강조되어야 할 계획 중 하나입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몇 년 사이 루푸부 돈보스코 농업훈련센터의 학생 수가 많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제롬 브왈야 신부가 센터를 담당했던 2015년과 2016년에 많은 학생이 등록했습니다. 당시 갑자기 늘어난 학생들로 인해 남녀 기숙사는 추가 시설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시기에 김형식 루피치노 신부가 이곳에 부임해왔고, 수단어린이장학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장학금 지원 프로그램 및 여러 시설 보강사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마련해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롬 신부가 소임이동으로 루푸부를 떠난 뒤 학생 수가 감소했습니다. 게다가 김형식 신부도 건강상의 이유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형식 신부를 통해 한국에서 지원받던 것들이 계속될 수 있을지, 훈련 프로그램과 학생들을 지원하는 장학 프로그램이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김형식 신부는 관구 경리인 저에게 장학금 프로그램을 잘 인계해주었고, 다행히 지금까지 제가 한국에 계신 여러분과 협력하여 루푸부의 사업들을 잘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선교국과 수단어린이장학회의 지속적인 지원 덕분에 이곳의 학생들을 계속해서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학생들에게 맞춘 더 좋은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센터의 여러 시설을 보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현재 필요한 것과 변화하는 농업 트렌드 및 기술에 맞춰 계획을 실행해나가고 있습니다. 루푸부의 살레시오회 회원들과 직원들은 본래의 설립 목적을 유지하면서도 훈련 방법들을 다각화하고, 더 많은 지역의 학생들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루푸부 지역을 넘어 다른 지역의 청년들에게도 농업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보내주시는 수단어린이장학회 여러분의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루푸부에서는 장학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많이 있습니다. 가난한 청년들이 장학금을 지원받아 학업을 이어가며, 이곳에서 배운 농업기술로 졸업 후 자립하여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지원을 통해 루푸부의 청년들이 자신들의 삶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월터 티어니앙 수사 / 살레시오회 ZMB(잠비아, 말라위, 짐바브웨, 나미비아) 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