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계신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살레시오수녀회 소속 마리암 수녀입니다. 저는 인도 출신으로 1969년 살레시오수녀회에 입회했습니다. 간호학을 공부한 후 진료소에서 일했으며, 중고등학교에서 교리와 간호학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인도에서 지내다가 1982년에 선교사로 수단에 오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남수단 독립 이전이었기 때문에 지금의 수단과 남수단이 ‘수단’이라는 한 나라였습니다.
제가 남수단에 와서 가장 처음 한 일은 초등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 동안 학교에서 일한 후에 의료 분야의 일을 시작했습니다. 와우, 톤즈, 다르푸르 지역에서 의료센터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톤즈에 있는 성녀 요셉피나 바키타 농업센터의 담당자로 지역의 가난한 여성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수단어린이장학회에서 올해 남수단 톤즈의 가난한 가정을 위한 집짓기 프로젝트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정성에 감사드립니다.
남수단에서는 양철지붕을 올린 벽돌집을 짓는 것이 매우 경제적입니다. 대부분의 톤즈 사람들은 흙벽 위에 짚으로 엮은 초가지붕 집에 삽니다. 이런 집은 바람과 비에 취약하며, 우기에는 특히 전염병의 위험이 있습니다. 거기에다 이런 초가집은 2~3년에 한 번씩 볏짚을 바꿔줘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물가는 매년 오르는데 짚을 매번 바꾸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정성을 모아 이곳 톤즈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벽돌집을 지어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 작은 벽돌집은 이곳 사람들에게 집 이상의 큰 의미입니다. 벽돌집은 궂은 날씨를 막아주고, 사람들을 보호해주는 공간입니다. 또 집을 보수하고 새로 짚을 올려야 할 비용의 부담이 없어져, 이곳 사람들 마음의 짐을 덜었습니다.
코로나19는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사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남수단의 국경이 닫히면서 지붕으로 올릴 양철 슬레이트와 다른 건축자재를 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임시방편이지만 우기가 오기 전에 재활용한 짚으로 사람들의 집을 수리했습니다. 현재는 국경이 다시 열렸고, 사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7개의 벽돌집이 완공되거나 거의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공사를 하는 한 채의 집에는 한센인 가정이, 또 다른 한 채의 집에는 간질로 고통받는 주민이 거주할 예정입니다. 두 집도 거의 공사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남수단의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계획만큼 집을 지을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농업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여성들의 가정에 총 20채의 집을 지어주기로 한 계획을 7채의 집을 짓는 것으로 변경했습니다. 코로나19로 공사가 연기되면서 다시 공사를 재개할 무렵에는 자재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예산 안에서 좋은 자재를 이용해 튼튼한 집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7채의 집을 짓는 것으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하느님의 섭리에 따라, 추후 준비가 되면 더 많은 집을 지어 가난한 사람들이 편히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습니다. 공사 시작부터 완공까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눕니다. 사진으로나마 이곳의 사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의 도움에 큰 감사를 드립니다. 이곳 사람들에게 귀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리암 카라티풀라투 수녀 / 살레시오수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