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는 초등학교 8학년까지의 교육이 의무교육입니다. 그러나 공립학교는 5학년까지만 무료교육을 시행합니다. 의무와 무료교육이라고 하지만, 실상을 보면 실속이 많이 부족합니다. 오후에 실시하는 방과후교육은 교육비를 지불해야 하는데, 오전의 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3학년이 되어도 자기나라 말로 자기 이름조차 적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사립학교 경쟁이 심하고 사교육을 받지 못하면 국가시험 통과를 하지 못하니, 가난하고 열악한 조건의 학생들은 지속적인 교육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한국외방선교수녀회는 가난한 학생들의 교육과 미래를 도와주기 위해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금액으로 운영하지만 다른 학교에 비해 수입이 없다 보니 어려움이 많습니다. 특히 최소한의 교사와 사무실 직원의 인건비가 늘 절실한 상황입니다. 또한, 영양부족으로 인한 아이들의 집중력과 체력의 한계도 학교 교육을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으로 작용합니다. 이에 우유, 달걀 등의 영양가 높은 음식을 아이들에게 제공하면서 교육을 진행하면 더 좋은 결과로 이끌 수 있다는 생각에 프로젝트를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교사들의 인건비는 프로젝트의 제일 큰 비율을 차지합니다. 그만큼 교사들과 아이들에게 이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오전에는 정규수업(유치부~5학년), 오후에는 코칭수업(유치부~10학년)이 있습니다. 코칭교육은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여건인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무료로 진행됩니다. 또한, 교육에 필요한 영양식품으로 우유를 아이들에게 보급함으로써 아이들의 신체적 성장과 집중력 향상을 도모하고자 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음에는 대처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학교가 일시적으로 중단되었고 2~3개월이 지나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프로젝트 수정안을 내게 되었습니다. 이 수정안이 받아들여져서 코로나19 상황에 대처한 수정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영양보충을 위한 우유를 줄이고, 제일 시급한 마스크를 보급하기로 했습니다. 마스크 가격이 너무 비쌌기에 구입하는 대신 천을 4겹 겹쳐서 만드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주위에 일자리를 잃어 고생하는 여성들이 마스크 만드는 일을 하여 소액을 벌 수 있게 했고, 학교는 아이들의 마스크를 보급하여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했습니다.
교사들에게는 3개월 동안 연차에 따라 월급의 50~70%를 지급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이 설명지를 받아가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는 대한민국과는 거리가 먼 교육입니다. 교사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교육 체계를 만들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1년에 세 번인 시험을 두 번으로 줄이고 마지막 기말고사까지 잘 마무리했습니다. 나자렛 초등학교 교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른 학교의 교사들은 학생들의 수업료가 나오지 않아 3개월간 월급 없이 어려운 삶을 보냈는데, 나자렛 학교 교사들은 그래도 지원받은 금액으로 조금이나마 어려움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지난 한 해 참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그럼에도 여러분의 도움으로 그 시간을 견뎌왔습니다. 이곳의 학생들과 교사들의 감사한 마음도 함께 담아 전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고정란 마리피앗 수녀 / 한국외방선교수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