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어린이장학회 후원자분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몽골 노밍요스 초등학교 특별실 및 다용도실 신축에 도움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2007년 몽골에 첫 선교사 그룹으로 파견되어 2년간 일하다가 건강 이상으로 귀국하였고, 지금은 한국에서 선교사와 선교지를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몽골은 저희 살레시오수녀회 한국관구 직속 관할 선교지라 한국에서 관리와 재정지원을 합니다. 앞으로도 몽골 선교지에 많은 관심과 도움 주시기를 부탁드리며 몽골 선교 소식을 나누고자 합니다.
저희 살레시오수녀회가 몽골에 진출한지 벌써 14년이 되어갑니다. 2007년, 한국 진출 50주년을 맞이하여 감사와 보은의 표시로 몽골에 새 공동체를 열고 본회 수녀 4명을 몽골 선교사로 파견한 이래, 현재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외곽 오르비트 지역에서 4명의 수녀(한국 2, 일본1, 인도1)들이 국제공동체를 이루어 살며 몽골 지목구의 선교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몽골에서 가장 필요한 선교 활동이 교육이라고 판단하여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몽골교회의 요청에 응하여 수도 울란바토르 외곽 게르촌에 초등학교 건립을 몽골 교구와 함께 추진하였습니다. 시작 단계에서 재정부족과 여러 어려움을 만나 5년이라는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하느님의 섭리와 여러 은인들의 도움 덕분에 2012년 6월에 초등학교 건물의 외부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병설 유치원이 먼저 인가를 받아 2013년 9월 2일에 고이혼도 유치원이 개원하였고, 2014년 8월 29일에는 노밍요스 초등학교가 개교하였습니다.
또 2016년 7월에는 초등학교 근처에 교육 선교센터를 건립하여 초·중·고생을 위한 방과후교실을 시작하였고 이어서 도서실, 공부방, 놀이방 등을 마련하고 오라토리오도 열었습니다. 저희 센터 주변의 전반적인 주거 형태가 온 가족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원룸 형태의 ‘게르’여서, 학습과 놀이 공간을 따로 갖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별도의 학습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절실히 요청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 저희보다 먼저 몽골에 진출한 살레시오회 형제들이 하는 본당 사목을 도와주고 있으며 몽골교구 청소년과 성소사목에 협력하고 있습니다.
몽골선교지에서 가장 시급히 필요한 일이 교육이라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시작했지만, 그곳에서 교육선교 활동을 하는 것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종교재단에서 세운 사립학교라 제재가 많고, 학생들의 수업료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워 한국 관구에서 도움을 받고 있으며, 겨울이 길어 8개월간 난방가동이 필요하고 한겨울에는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이라 동파방지를 위해 휴일이나 방학 중에도 24시간 난방을 가동해야 되어 건물 유지비가 많이 듭니다.
또 저희 학교가 시내에서 한 시간 이상 걸리는 도시 외곽에 있고 대중교통이라고는 시내버스 1개 노선밖에 없는데 그나마 결행이 잦아 교통 환경이 좋지 않답니다. 시내에서 오는 길도 교통체증이 잦아 통학이나 통근하기가 어려운 지역이어서 시내에 사는 경험 있고 유능한 교사를 채용하기가 어렵고 기존교사들의 이직률도 높은 편입니다.
몽골 정부가 종교단체의 활동을 저지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종교 활동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고 종교표시를 할 수 없게 해서 학교에서는 수도복을 입기가 어렵습니다. 또 선교사들의 체류 비자를 받는 것이 아주 까다롭고 비자 발급 시 쿼터제(선교사 1명에게 비자를 주는 대신 몽골인 4명을 채용하는 제도)를 적용하며 매년 갱신을 해야 합니다. 이런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몽골은 희망이 있는 교육현장입니다. 2019년 기준 전체인구 330만 명 중에 19살 미만이 전 인구의 39%를 차지하고 있고, 35세 미만의 젊은 층이 전 인구의 63%라는 미래지향적인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고이혼도 유치원은 2013년 9월에 병설 유치원으로 인가를 받아 먼저 개원하였고, 노밍요스초등학교는 유치원보다 1년 늦게 개교하였습니다. 유치원은 초등학교의 빈 교실을 이용하여 시작했는데 시설과 교육이 좋다고 알려져 입학희망자가 많은 편입니다. 초등학교는 한 학년이 한 반이며 2019년 5월에 첫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이전보다 학생수가 60명 이상이 줄어들어 현재, 유치원 109명(2세, 3세, 4세, 5세 반), 초등학교 64명(1학년 ~ 5학년)의 재학생이 교직원 26명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해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졸업생 모임도 갖고 있는데 참석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서 희망적입니다.
초등학교 건물을 지어 놓고 유치원을 먼저 시작하게 된 이유는 2013년 당시에 몽골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으로 유아 인구가 부쩍 늘어남에 따라 유아교육 시설이 시급히 필요한 오르비트 지역주민들의 요청을 수용하고, 초등교육으로 연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의 빈 교실을 이용하여 병설 유치원 형태로 시작했고, 5년 후인 2019년까지 유치원 건물을 새로 지어나가는 조건으로 인가를 받았습니다. 기한 내에 유치원을 짓지 못해 지금은 유치원의 인가만 연장한 상태입니다.
그동안 초등학교 건물을 유치원과 같이 사용하다 보니 교실이 부족하고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가능하면 올 2021년에는 유치원 신축 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만, 건축비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초등학교 뒤쪽 공터에 중·고등학교도 건립하여 지속적으로 살레시오 교육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요청도 많고 몽골 교육부에서도 초중고가 같이 있는 12학년(초등학교 5년, 중학교 4년, 고등학교 3년) 제도로 운영하기를 권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몽골의 대지법은 국가에서 임대한 땅이 빈터로 오래 있으면 그 땅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다시 임대해주게 되어 있습니다. 2012년에 초등학교 건물을 지은 후, 저희가 미래에 유치원과 중·고등학교 건물을 짓기 위해 뒤쪽에 남겨둔 용지가 8년 이상 아무런 건축 없이 공터로 있어서 국가에서 다시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랍니다. 그래서 건물을 짓기 어려운 귀퉁이 땅에다가 비교적 건축비가 저렴한 게르형 교실 두 동과 그 옆에다가 화장실과 식당이 구비된 다용도실을 지어 부족한 수업공간을 확보하고 학교 땅이 국가에 몰수되지 않게 하려고 합니다.
새로 지을 특별실 두 칸은 주로 전통예절교육장으로 사용하고, 빈 시각에는 다른 수업 장소로도 이용하며, 또 다양한 그룹의 모임장소와 숙소로도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2019년부터 전통문화예절교육을 학교 특색사업으로 정하여 전교생에게 전통예절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몽골교육부에서도 장려하고 있는 바이고, 사립학교라서 학생 유치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며, 학생들에게도 의미 있는 교육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몽골에서 보내온 코로나 소식을 전합니다. 몽골은 작년 2020년 11월 11일 전에만 해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던 청정구역이었습니다. 그 후 울란바토르 내 지역 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서 이동을 전면적으로 차단했다가 올 3월부터 일부 시설은 문을 열었으나 학교는 아직도 봉쇄 중입니다. 다행히도 지난 2월 하순, 인도에서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5만개가 성공적으로 들어와서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으며, 저희 학교 교직원들은 3월 12일에 백신을 맞았답니다.
4월부터는 학교가 다시 열릴 것이라는 소식이 있지만 매일 확진자가 늘고 있어 어찌될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몽골에 있는 저희 수녀님들은 하루빨리 어린이들을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답니다. 저희 특별실과 다용도실 공사는 3월에 시작할 계획이었습니다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연대와 사랑의 마음이 아주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몽골의 청소년들을 위해 소중한 나눔을 해주신 수단어린이장학회 후원자님들의 관대한 마음을 하느님께서 축복해주시기를 기도하며 몽골공동체 수녀님들의 감사인사도 전합니다. 또 소식을 나누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최수경 데레사 수녀 / 살레시오수녀회 선교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