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어린이장학회 후원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적도기니에서 인사드리는 살레시오수녀회 정진숙 세실리아 수녀입니다.
적도기니는 섬과 내륙 지방으로 형성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섬인 말라보가 수도이며, 가봉과 카메룬을 국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말라보 섬은 카메룬과 가까이 있습니다. 인구는 약 1백44만 명이고,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사용합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유일한 국가이며, 약 9개의 큰 부족으로 나뉩니다. 정치적으로는 오랜 독재이지만, 대통령 부부가 가톨릭 신자라 저희는 혜택을 받는 편입니다. 예로 정부에서 전액은 아니지만, 교사 월급을 일부 지원해줍니다.
현재 저희가 사목하는 곳은 말라보의 변두리 지역입니다. 학교는 공동묘지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이곳도 점차 주민이 늘어나며 학생 수가 많은 지역이 되면서, 이곳에 중등학교를 설치해달라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살레시오수녀회는 이곳에서 25년간 활동하며, 유치원과 초등학교, 직업학교를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직업학교는 간호학과, 회계과, 비서과, 관리사무과 전공으로 졸업생을 배출해왔고, 이제는 그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새로운 학과로 실크 스크린•인쇄학과, 요양보호사학과, 그리고 미혼모들이 협동조합처럼 운영하는 학과를 신설합니다.
현재 이곳에서 활동하는 수녀들은 총 6명으로, 94세인 스페인 수녀를 비롯해, 적도기니 수녀 2명, 가봉 수녀 1명, 카메룬 수녀 1명, 그리고 한국 수녀 1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관구는 가봉, 카메룬, 콩고공화국, 적도기니 이렇게 4개국으로 되어 있으며, 관구관은 가봉에 있습니다.
이번에 수단어린이장학회에서 도와주신 덕분에 적도기니 말라보에 있는 마리아 아욱실리아도라 학교 유치원 아이들이 예쁘고 튼튼한 책걸상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상반기에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 불행하게도 아이들이 새로운 책상에 앉아보지는 못했지만,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에는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새 학기가 되면 아이들의 표정을 사진으로 담아 장학회에 보내드리겠습니다.
3세 반 아이들은 알록달록 다채로운 색상의 책상과 의자를 보며 좋아할 것이고, 4~5세 반 아이들은 혼자서 책상과 걸상을 사용하게 되어 행복해할 것이 분명합니다. 아이들이 새로운 책걸상을 보며 기뻐할 모습을 생각하니 벌써 행복해집니다.
이곳 말라보에서는 우리 학교가 좋은 학교로 알려져 많은 학부모가 아이를 우리 학교에 보내고 싶어 합니다. 물론 각 학년 당 한 반밖에 없어 많은 아이를 받을 수 없기도 하지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좋은 교육을 한다는 평이 있어 입학 경쟁이 심합니다.
매년 9월에는 새 학기가 시작되는데 연초인 1월이면 벌써 정원이 마감됩니다. 관공서에 갈 때마다 제가 우리 학교 관계자인 것을 알게 되면, 학교에 자리가 있는지, 자신의 아이를 입학시킬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여러 차례 이런 일이 반복되자, 하루는 제가 궁금해서 다른 학교들도 있는데 왜 꼭 우리 학교에 보내려 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와 다르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아이들에게 사랑과 인내로 교육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시 한 번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 적도기니까지 큰 도움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학교가 있는 공동체는 물론, 이곳 관구장 수녀님도 진심으로 기뻐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셨습니다.
수단어린이장학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정진숙 세실리아 수녀 / 살레시오수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