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어린이장학회 후원자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모두 건강하셨는지요? 저는 살레시오수녀회 선교위원장 최수경 데레사 수녀입니다. 저희 수도회의 선교 활동을 위해 늘 기꺼이 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지난 5월 중순부터 한 달간 몽골 선교지에 다녀왔습니다. 올해 2022년은 한국 관구 직속 관할 선교지인 몽골에 저희 살레시오수녀회가 진출한 지 1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몽골 가톨릭교회도 올해 선교 30주년을 맞는다고 합니다. 몽골 선교지 진출 준비자로서 이렇게 뜻 깊은 해에 몽골을 방문하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저희 수도회는 몽골에서 4명의 수녀가 활동하고 있고 지난 6월에 필리핀 출신 선교사 수녀님 한 분이 몽골에 새로 파견되었습니다. 현재, 울란바토르시 오르비트 지역에서 유치원, 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 8월부터는 몽골 주교님의 긴급도움 요청을 받아 2명의 수녀가 존모드 지역에 있는 교구 학교인 세인트폴 초등학교를 돕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몽골 정부의 여러 정책과 사회 환경이 변화되면서, 초등 과정만 있는 저희 노밍요스 초등학교를 초·중·고 과정(12학년)이 있는 종합학교로 만드는 일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되어 몽골 교육부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초등학교 학부모님들의 꾸준한 요청과 몽골 교육부의 권유가 있었고, 교육의 연계성과 지속성을 위해 몽골의 학교 법에 따라 이제는 종합학교로 거듭나야 하는 시점이 된 것입니다. 종합학교로서 정부로부터 인가가 나면 내년에 중·고등학교 교실을 신축해야 한다는 큰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또한, 현재 초등학교 건물 2층을 사용하고 있는 유치원을 다른 장소로 옮겨야 되어 아욱실리움 교육센터 1, 2층의 비어 있는 공간을 리모델링해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초등학교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는 지역 교육센터에는 유치원이 없기에, 아욱실리움 교육센터로 들어온 유치원은 앞으로 주민들의 자녀교육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봅니다.
작년에 수단어린이장학회에서 일부 지원해주신 노밍요스 초등학교 게르형 특별실 및 다용도실 신축공사는 2년 동안 진행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기초 골조공사를 했고, 올 2022년 5월부터 공사를 재개하여 아직도 짓고 있습니다. 현재 시멘트와 철근을 사용한 외부 건물은 완공되었으나 앞으로 목재로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바닥 난방을 설치해야 합니다. 공사 기간이 이렇게 길어진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건축공사를 늦게 시작했고, 중국과 러시아 국경이 막히면서 자재구매가 안 되어 공사가 계속 지연되었기 때문입니다. 게르형 특별실은 18평 규모로 두 동을 지었습니다. 필요에 따라 그룹을 나누어 교육하고, 숙소로 사용할 경우 남녀로 분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바로 옆에 12평 규모의 다용도실을 지어 그 안에다 화장실, 샤워실, 식당을 넣었고 건물 옆 공터에다 비품창고와 외부화장실을 만들고 정화조 시설을 설치했습니다.
우리 학교는 몽골 전통예절 교실과 태권도를 학교 특화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통예절 교육은 주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운영하지만 가끔은 학부모들을 위한 전통문화 교실도 열고 있습니다. 게르형 교실이 완공되면 전통문화 예절교육 전용공간이 생겨 학교 특화 사업을 지속해서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예절교육이 없는 때에는 다른 수업 장소로도 이용할 수 있고, 교사, 학부모, 지역주민, 졸업생 등 다양한 그룹의 모임 장소로도 사용 가능하며, 방학 중에는 학생들의 캠프장과 자원봉사자들의 숙소로도 사용할 수 있어서 앞으로 연중무휴로 사용하는 시설이 될 것 같습니다. 수업공간이지만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여러 면에서 학교운영에 큰 도움이 되는 시설로 자리 잡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게르형 특별실 건축의 가장 큰 효과는 특별실 건축으로 인해 학교용지가 국가에 몰수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몽골은 땅을 받은 지 5년 이내에 건축하지 않으면 국가에서 땅을 다시 가져가는 대지 법이 있는데, 우리 초등학교 건물은 지은 지가 10년이 되어갑니다. 그래서 아직 빈 땅으로 있는 학교용지를 빼앗길 위험이 있기에 특별실 건축을 서둘렀습니다. 게르 형태의 특별실은 아이들이 생활하는 공간과 같은 환경을 제공하기에 더욱 생생한 교육현장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렇게 좋은 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수단어린이장학회에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올해는 노밍요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수단어린이장학회의 도움을 받아 급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 초등학교가 있는 오르비트 지역은 시골에서 울란바타르시로 이주한 사람들이 처음 정착하는 게르촌입니다. 주민들은 주로 막노동, 운전, 소일거리 등으로 생계를 유지합니다. 우리 학교에는 주로 울란바토르시에 주민등록이 되어있지 않은 아이들, 그리고 부모가 자녀교육에 열의가 있는 아이들이 옵니다. 특히 코로나19 시국에는 방과 후에 부모들이 돌봐줄 수 없는 아이들도 많이 왔습니다.
대부분 아이가 아침밥을 안 먹고 학교에 옵니다. 저희는 매일 아이들에게 아침 간식을 주고, 점심 식사와 오후 간식 등 하루 세 번의 급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교에는 주방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 2명의 조리사가 직접 요리를 해서 점심 식사를 제공하고 간식은 주로 빵과 음료수를 줍니다.
우리 초등학교는 울란바타르시에 있는 사립학교 중에서 학비가 가장 저렴한 학교이며, 사립학교라서 국가지원이 전혀 없습니다.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학비를 받아서 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학생 수가 급감하고 물가가 폭등한 상태여서 학비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그러나 학부모들 또한 코로나19 때문에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워져서 학비 납부가 힘들어진 데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 어린이들에게 제공해오던 학교급식을 중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수단어린이장학회에 급식비 도움을 청했습니다. 학교급식은 성장기의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일입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워진 많은 가정에서는 어린이가 집에서도 식사를 제대로 못 하기에 학교에서 규칙적이고 영양가 있는 급식을 제공해주며 돌봐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저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생겨난 많은 어려움과 도전들을 맞닥뜨리고 있지만, 하느님의 섭리를 믿으며 하느님의 영광과 청소년들의 구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 몽골에 있는 선교사 수녀님들의 감사 인사도 전해드립니다. 올해, 저희 살레시오수녀회는 창립 150주년과 한국 진출 65주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희 수도회에 베풀어주신 사랑과 도움에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연대와 협력이 아주 필요한 이 시대에 청소년 구원이라는 하느님의 꿈을 이루어 가는 일에 계속 함께 해주시고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수단어린이장학회 후원자님 모두에게 하느님의 축복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최수경 데레사 수녀 / 살레시오수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