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단어린이장학회 후원자 여러분!
저는 미얀마에 사는 예수수도회 이 세실리아 수녀입니다. 저는 몽골 선교사로 4년을 살았다가, 2019년 3월에 미얀마로 정식 파견되었고, 이제 미얀마에서 3년 3개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현지 언어를 배우면서 사도직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저희 수도회는 미얀마 양곤에 살고 있으며, 수단어린이장학회의 도움으로 빈민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과 군사 쿠데타로 무너진 경제 상황 때문에 현재 미얀마에는 식량이 없어 고통받는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물가는 지난 1년간 1.5배 이상 뛰었고, 굶고 있는 난민과 도시 빈민들이 넘쳐납니다. 그래서 저희는 빈민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식량 배급과 영양 증진 프로젝트, 교육 지원 프로젝트 그리고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식량 배급 & 영양 증진 프로젝트: 저희는 어린이가 있는 가정을 우선으로 선정하여 식량과 생필품 등을 지원합니다. 2세에서 6세 사이의 어린이들에게는 종합비타민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영양 증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 먼저 현지 의사와 함께 대상 지역을 방문하여 현장조사를 시행했습니다. 식량과 비타민을 모든 어린이에게 지급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지원 대상을 특정해야 했습니다. 저희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두뇌 발달과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는 시기의 어린이들을 우선으로 선정했습니다. 6개월 복용을 기준으로 200명의 어린이에게 종합비타민을 제공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일 년 내내 여름인 미얀마에는 모기장도 없고 신발도 없이 지내는 어린이가 너무 많아서 모기장과 신발, 기타 생필품도 지급해 주었습니다.
교육 지원 프로젝트: 또한, 저희는 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미얀마의 학생들은 코로나19와 쿠데타로 2년이 넘도록 학교에 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군사정부에 반대하는 뜻으로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도 있었고, 내전이 진행 중이라서 안전을 이유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현재도 이 상황은 진행 중입니다. 심지어 부유층과 군인 가족들은 보호받으며 학교에 가고 있기 때문에, 곧 초래될 교육의 불균형이 심히 염려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한동안 멈춰진 교육을 지원할 방법으로 ‘썸머 스쿨’을 계획했습니다. 물론 정치적인 상황으로 인해 학생들을 한 장소에 모으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정규학교를 거부하는 학생들을 모집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한다는 것이 군부를 반대하는 뜻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도시보다 비교적 안전한 시골을 선택했고, 정규학교의 공식 방학 기간인 4월 말에서 5월 사이에 100명 정도의 학생들에게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영어교육을 할 수 있었습니다. 쉬운 과정은 아니었지만, 매우 보람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공부방: 또 다른 단기 교육 프로젝트는 빈민 지역의 공부방 운영입니다. 공부방은 양곤의 대표적인 빈민 지역 중 하나인 ‘달라’에서 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 거주자들은 땅의 소유주는 따로 있으나 불법으로 집을 짓고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불법 거주자들이기에 정부가 제공하는 전기를 끌어다 쓸 수 없습니다. 부모들은 하루 먹고 사는 것도 버거워서 자녀교육은 신경 쓸 겨를도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지역에 공부방을 열었습니다. 달라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공부방에 와서 봉사자들과 함께 공부하고 부족한 학교 수업을 보충합니다. 전기가 없는 곳이라 저녁에도 학습할 수 있도록 태양열 배터리를 설치했습니다. 다소 열악한 시설이지만 아이들을 보호하고 공부도 가르칠 수 있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미얀마 관련하여 비극적인 소식들을 이미 많이 들으셨겠지만, 현재도 비극적인 일들이 끝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공중 폭격으로 동네가 파괴되거나 온 동네에 불을 질러 마을 전체의 집들이 불타 없어지는 일들도 있습니다. 시민 방어군을 초토화하려는 정부군의 공격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회가 불안정해지니, 사회범죄율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얀마가 역사상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매일매일 느낍니다.
‘무엇을 하든지 꼭 필요한 일’이 되는 이 땅에서, 저희는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우리의 이 작은 사랑의 물방울이 아버지의 나라가 이루어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 주세요.”라고요.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나눔이 세상의 선을 이루어 나가는데 밑거름이 되고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이인숙 세실리아 수녀 / 예수수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