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 사순 제 4주일 2005년 3월 6일
찬미 예수님 !
저는 여러분을 만날 때마다 여러분의 마음이 맑고 순수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
눈동자는 마음의 창이라고 하는데 여러분의 눈은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고 있으니 마음도 그렇게 아름다울 것이 틀림없습니다 . 저도 여러분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큰 눈을 갖고 싶은데 , 한국사람들은 대부분 눈이 저처럼 작습니다 . 그러나 볼 건 다 본답니다 . 사물을 보는 데는 눈이 크고 작은 데 있지 않고 , 시력이 좋으냐 나쁘냐에 달려있습니다 . 그러기에 눈을 제때 고치지 않으면 시력을 잃게 돼 소경이 될 수 있지요 . 오늘 복음은 태어날 때부터 시력이 없어 볼 수 없는 소경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 소경에 관한 사건은 바리사인들이 문제를 일으켜 예수님에게 올가미를 씌우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 안식일은 하느님이 사람을 위해 만드신 날로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날입니다 . 예수님은 안식일에 불쌍한 소경에게 눈을 뜨게 하는 큰 기쁨을 줌으로써 , 우리가 어떤 눈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가를 일러주고 계십니다 .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세상 불쌍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오셨습니다 . 단순한 기쁨이 아니라 눈먼 사람이 보게 되는 그런 위대하고 큰 기쁨 말입니다 .
룸벡에서도 앞을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수술과 치료를 해 톤즈 사람들이 혜택 받은 일이 있습니다 . 우리는 그들이 톤즈로 와 , 광명을 찾은 기쁨에 넘쳐 뛰며 소리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
시력을 되찾게 된 사람들의 기쁨은 사물을 보는 장애가 없는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 사실 이런 기쁨은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큰 기쁨입니다 . 아직도 앞을 잘 못 보는 시력장애자들이 많은데 , 룸벡이나 톤즈에서 다시 안과시술을 할 계획이니 그때에 또다시 많은 장애인이 큰 기쁨을 얻게 될 것 입니다 .
진짜 눈먼 봉사의 의미
위 복음에서 예수님은 눈 먼 사람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다고 말씀하십니다 . 물론 우리는 눈이 멀지 않았습니다 . 그러나 가끔 우리는 눈먼 봉사가 됩니다 .
우리는 각각의 안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 우리는 자신의 안경을 통해 세상을 보려합니다 . 돈의 안경 , 권력과 힘의 안경 , 소유하려는 욕망의 안경 , 교만이라는 이름의 안경 등 , 각자의 안경은 참으로 제각각 입니다 . 우리가 가진 이 안경들로 인해 우리는 꼭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합니다 .
돈의 안경을 쓴 사람은 모든 것이 돈으로 보입니다 . 그 안경을 쓴 사람의 모든 척도는 돈이기에 돈이 없으면 가치를 느끼지 못합니다 . 그래서 그들의 세상의 진정한 영혼의 가치를 볼 수 없습니다 .
빨간 안경을 썼으면 세상이 온통 빨갛게 보이지 않겠습니까 ? 그러므로 그는 세상의 진짜 색깔을 볼 수가 없습니다 . 빨간 안경을 썼으므로 그는 태양의 아름다움 , 영롱하게 빛나는 자연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볼 수 없는 것이지요 .
하느님은 세상을 위대하고 아름답게 창조하셨습니다 . 그러나 우리는 자신이 쓴 안경 때문에 하느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합니다 . 예수님은 우리의 눈에서 이러한 안경을 없애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 우리가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
예수님은 우리가 복음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 어떻게 해야 그렇게 될까요 ? 그건 오직 성경 말씀을 통해서만 볼 수 있습니다 .
복음은 사랑의 안경
복음은 사랑의 안경입니다 . 이 사랑의 안경을 통해서만이 당신은 가족 그리고 이웃의 아픔을 볼 수 있습니다 . 그래야만 당신은 이 세상의 진정한 가치를 볼 수 있습니다 . 사랑의 안경을 써야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음을 알게 하시려고 , 예수님은 안식일에 소경의 눈을 뜨게 해주신 것입니다 .
우리 각자의 안경을 쓰고 있으면 우리는 눈뜬 장님입니다 . 그러니 진실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 복음에서 눈먼 사람이 예수님 기적을 통해 시력을 얻은 것처럼 , 우리는 우리를 눈멀게 한 안경을 벗고 사랑의 안경을 써서 진정한 시력을 회복해야 합니다 .
돈 보스코가 젊은이들의 친구가 되어 그들을 위해 헌신할 때 , 자신의 색안경을 쓴 눈먼 귀족과 지도자들은 그분을 모함하고 그분의 일을 방해했습니다 . 그러나 사랑의 안경을 바꿔 쓴 사람들이 더 많았으므로 이 사랑의 교육은 훌륭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
여러분은 어떤 안경을 쓰고 있습니까 ?
자신의 안경이 잘못되어 눈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면 과감히 벗어 던지십시오 .
그리고 빨리 사랑의 안경으로 바꿔 쓰시기 바랍니다 . 그래야 우리는 이세상에 산다는 즐거움 , 큰기쁨을 겸험하게 될 것입니다 .
여기 있는 모든 분이 이웃을 사랑해 삶의 즐거움과 참된 행복을 만끽하기를 서로서로 기도해 주기 바랍니다 .
여러분 사랑합니다 . 아멘 .
-이태석신부님 강론집 당신의 이름은 사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