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수 해 , 부활 제 5 주간 수요일 2005 년 4 월 27 일
참포도나무
찬미예수님 !
이렇게 성당에서 만나는 교우 중에는 하루에 서너 번 만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
오후에 오라토리오에 오는 청소년들 , 악기 연습하러 오는 밴드부 학생들 , 밤에 환자 대기실에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을 성당에서 또 만나니 우리들은 가족보다 더 많이 얼굴을 보는 사이군요 . 만날 때 마다 반갑습니다 . 그렇죠 ?
오늘을 복음은 떼려고 해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는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에 대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 우리는 예수님이신 포도나무에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
예수님께선 “ 내안에 머물러라 .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 ” 라고 경고하고 계십니다 .
포도 농사를 보면 우리는 가지가 덩굴에 얽히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 그래서 포도 농사가 어렵습니다 . 많은 가지가 덩굴에 얽혀 잘못되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우리는 포도나무가 잘 자라도록 덩굴들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야합니다 .
예수님이신 포도나무에 머물러야 합니다 .
그러나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 사람들은 돈 , 권력 , 재물 등 떨쳐내기 힘든 유혹의 가지에 연결되기 쉬우므로 예수님이신 포도나무에 온전히 붙어있기가 힘듭니다 .
그렇기에 예수님은 강경하신 어조로 당신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 우리는 그런 잘못된 나무들의 유혹을 잘라 버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만 합니다 .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
첫째 그룹은 돈과 권력 , 재물을 얻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사람들입니다 .
둘째 그룹은 욕망이 빚어 낸 것들을 버리기 위해 힘을 쏟는 사람들입니다 .
‘ 반지의 제왕 ’ 이라는 작품에는 주인공 ‘ 프로도 ’ 가 등장합니다 . 이 책은 영화로 만들어져 아주 유명해진 작품인데 여기에서 반지는 돈 , 권력 , 재물을 상징합니다 . 이 반지를 가지려고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합니다 . 따라서 이 반지가 있는 한 세상 사람들은 이것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싸우고 , 증오하고 죽이는 일이 생기므로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서는 이 반지가 사라져야 합니다 .
주인공 프로도는 이 진리를 알고 있으므로 그 반지를 불의 계곡에 버리기 위해 힘들고 위험한 여행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 이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을 끊어 버리기 위해 온갖 위험을 감수하면서 끝내 그 반지를 버린다는 이야기입니다 . 프로도는 둘째 그룹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
이 두 종류 사람들의 공통점은 많은 에너지를 쓴다는 것입니다 . 그러면서도 다른 점은 첫째 그룹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힘을 쏟고 , 둘째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 아름다운 세상 , 천국을 위해 힘을 다하는 사람들입니다 .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세상은 둘째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 덕분에 향상되고 아름다워 집니다 . 여러분 이 사랑하는 돈 보스코가 바로 그 그룹에 속한 분이지요 . 그분은 유혹에 빠지기 쉬운 젊은이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심어 줘 포도나무에 그들을 연결시키는 일을 했습니다 .
그 일은 많은 열매를 맺어 이곳 톤즈에도 오라토리오가 생기고 우리가 이렇게 매일 만나는 사이가 된 것입니다 .
하지만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희생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 저는 그렇기에 여러분에게 늘 둘째 그룹에 속해 있으라고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 그러나 가끔씩은 둘째 그룹에 속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요청합니다 . 싸우고 피를 흘리며 쟁취한 돈 , 권력 , 재물은 어느 순간 사라지는 것이며 , 끝없는 싸움을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열매를 맺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덩굴의 큰 유혹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것은 포도 가지를 건강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 됩니다 .
우리가 이 복음대로 살려면 큰 유혹으로부터 멀리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
유혹을 멀리할 뿐만 아니라 끊어버리려는 노력을 해야만 우리가 포도나무에 단단히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프로도가 힘들고 위험한 여정 끝에 그 반지를 불의 계곡에 던짐으로써 세상에서 절대 권력이라는 유혹을 용암으로 영원히 녹여 버렸지만 , 이것은 영화의 이야기일 뿐 우리의 일상에는 끊임없는 유혹이 이어집니다 .
여러분은 어느 그룹에 속하고 싶습니까 ? 모두들 둘째에 속하고 싶다고 말할 것입니다 . 그러나 이 그룹에 속하는 것은 힘들고 험난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힘들더라도 그렇게 하려는 노력은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 여러분은 욕심이 없는 사람들이므로 유혹만 멀리한다면 이미 둘째 그룹의 사람들입니다 .
감사합니다 . 아멘 .
– 이태석신부님 강론집 당신의 이름은 사랑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