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어디서나 2
6
준다고 준다고 말로는 그러면서도 실은 더 많이 받고 싶
은 욕심에 때로는 눈이 멀고, 그래서 혼자서도 부끄러워
지는 것이 사랑의 병인가. 그러나 받은 사랑은 이웃과 나
누어 쓸수록, 그 욕심은 조금씩 치유되는 게 아닐까.
7
쓰레기통 옆에 핀 보랏빛 엉겅퀴의 강인한 모습과도 같
이, 진실한 사랑은 언제 어디서나 그렇게 당당하면서도
겸손하다.
8
사랑이란 말에는 태풍이 들어 있고, 화산이 들어 있다.
미풍이 들어 있고 호수가 들어 있다.
9
사랑은 씀바귀 맛. 누구도 처음엔 그 맛을 제대로 알지 못
한다. 가는 세월 아끼며, 조심스레 씹을수록 제맛을 안다.
10
내가 그에게 보내는 사랑의 말은 오월의 유채꽃밭에 날
아다니는 한 마리의 흰나비와 같다. 수많은 나비들과 한
데 어울려 춤을 추어도 그는 내 모습을 용케 알아차린다.
11
사랑은 이사를 가지 않는 나의 집. 이곳에 오래 머물러,
많은 이웃을 얻었네. 내가 이 집을 떠나고 나면 나는 금방
초라해지고 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