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 2
자기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여정과 회해한다는 의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상처투성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며 불평한다. 상처가 심한 사람을 상담하며 그 상처를 들여다보는 작업은 대개의 경우 서로 매우 고통스럽다. 그중에는 상처를 모두 소회해야만 한다며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게 나는 자기 삶의 역사가 일종의 재산으로서 그들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이해시키려고 애쓴다. 그들이 자신의 상처와 회해하면 상처는 삶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즉, 그들은 상처에 힘입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다. 자기 삶의 역사에 숨겨진 카리스마를 찾아낸 사람은 자신의 고유한 임무나 성소도 발견한다. 또한 자기 삶의 역시와 완전한 회해를 이룬 사람은 모든 일이 각기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려움이라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다. 어려움은 그것을 겪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르게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한다. 즉, 더 민감하게, 더 적극적으로,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열린 자세로 살아가게 한다. 상처는 내가 그것과 화해를 하자마자 곧장 나와 다른 사람들을 위한 축복의 샘이 된다.
한편,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짓을 그만두어야 한다. 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동안 나는 항상 뒤처져 있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들은 지니고 있지만 내게는 없는 장점이 반드시 존재한다. 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동안 나는 자신과 함께 있지 못하고 언제나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 속에서 살게 된다.
문제의 관건은 내가 나 자신과 함께 있는 것, 나를 받아들이는 것, 나를 좋아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느끼지 못한다면 그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된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는 어떤 여인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어느 모임에 들어가자마자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말았다. 이때 그녀가 내면을 튼튼히 하기 위해 자신의 강점들을 보려고 해도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녀의 비교하는 태도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다른 사람의 면모를 모두 가치 없다거나 실제가 아니라고 평가하는 것 역시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것은 나를 드높이기 위해 다른 사람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것으로, 적당한 대상만 나타나면 다시 비교하기 시작한다. 이런 때는 늘 비교만 하는 머리에서 따뜻한 감정을 느끼는 가슴으로 의식을 내려오게 하는 작업이 도움이 된다.
드디어 그 여인이 비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발견했다. 그녀는 자신의 호흡을 의식하며 자기 손을 느끼고 자신과 함께 있으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그녀는 편안하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할 수 있었다. 이어서 그녀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서도 자유로워졌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동안 그녀는 미음이 편치 못했다. 다른 사람들이 그녀의 기분을 좌우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녀는 자신과 함께 있으면서 자신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자신이 그들과 한 공동체라는 점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안셀름 그륀
2015_12_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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