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에 나는
주일에 나는
물방울 같은 언어를
하늘에 튕깁니다
평소에 잃었던 나를 찾아들고
빈집으로 오는 길
어둠이 깊을수록
잘 보이는 당신 앞에
나는 허무를 쪼아먹는
벙어리 새입니다
내 생애의 어느 들판에
겸손의 들꽃은 필 것입니까
뼈 마디마디
내가 무거워 부서지는
안갯빛 가루
죽은 이도 일어나 앉는 주일에
산 이들이 뿜어내는
뽀얀 한숨 소리
나는 하나인 당신을 위해
물방울 같은 기도를
하늘에 튕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