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신부 뜻 받들어 지구촌 봉사 씨앗 키울 터”
2007~2008년 남수단 의료봉사
李신부와 함께한 유일한 한국인
한국 전문醫 시험 최종 합격한
남수단서 온 李신부의 두 제자
국내 정착·의학공부 적극 도와
“이태석 신부님의 뜻을 받들어 이들이 지구촌 인류 봉사에 좋은 ‘씨앗’이 되도록 돕겠습니다.”
이태석신부의수단어린이장학회 이사인 신경숙(순천향대 구미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 전문의 자격시험에 합격해 주목을 받은 아프리카 남수단 태생 토마스 타반 아콧과 존 마옌 루벤의 ‘오늘’이 있게 한 주인공 중 한 사람이다.
이 신부가 남수단 톤즈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알게 된 이들은 이 신부 주선으로 2009년 한국에 와 2012년 이 신부의 모교인 인제대 의대에 입학했다. 이후 각각 상계 백병원과 부산 백병원에서 레지던트 수련을 받고 이번에 전문의가 됐다. 신 교수는 장학회와 함께 이들이 한국에 정착하고 의학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영화 ‘울지마 톤즈’의 실제 주인공으로 톤즈에서 교육과 의료 활동을 펼치며 참사랑의 모범을 보인 이 신부가 설립 과정에 깊이 관여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이 신부가 선종(2010년 1월 14일)한 이후에는 지원 범위를 남수단뿐 아니라 아시아·아프리카 다른 국가로 점차 확대해 가고 있다.
신 교수가 이 신부를 만난 것은 지난 2007년 12월이다. “현지에서 의료진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지원했어요. 2007년 12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딱 1년간 톤즈에 있었는데, 그때가 신부님이 마지막으로 남수단에 계셨던 시기입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있었지만, 한국인은 신부님과 저뿐이었어요.” 이후 한국에 잠깐 들어왔던 이 신부는 말기암 판정을 받고 선종했다.
신 교수는 이 신부가 자신에게 토마스와 존을 직접 부탁했다고 전했다. “둘을 데려왔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처음에 한국에 와서는 적응을 돕기 위해 버스도 같이 타러 다녔지요.” 그러나 그는 “이 신부님과 장학회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공을 돌렸다.
신 교수는 27일 충남 서산의 해미웨이크업 국제청소년센터(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후속 사업으로 지난해 개관)에서 존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 등을 의논했다. 서울에 있는 토마스는 병원 일정으로 함께 하지 못했다.
한편 존은 “신 교수님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열심히 하시고 항상 웃는 모습이 참 좋았다”며 “장학회는 저희에게 가족과 같고 힘들어할 때마다 항상 기도해주신 교수님과 장학회 후원자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평생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중에 수단으로 가게 되면 교수가 돼서 후배들을 열심히 가르쳐주고 더 좋은 의사가 되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며 “의료시설이 열악한 수단에 좋은 의과대학을 만드는 게 가장 큰 꿈인데 당장 의약품과 의료기기, 기기를 다룰 줄 아는 전문인력 등의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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