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희망찬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보내주신 후원과 격려에 감사드리며 회원님들 가정에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가득하길 빕니다.
2023년에는 장학회에 조용하게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장학회의 명칭을 ‘사단법인 이태석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로 바꿨습니다. 기존 로고 등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어쩌면 눈치채지 못한 분이 계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종전의 ‘사단법인 수단어린이장학회’란 명칭은 이태석 신부님이 살아계실 때부터 사용한 것이므로 처음부터 장학회의 명칭에 ‘이태석’이란 이름을 넣는 것은 어색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장학회의 정체성을 보이기 위해서 그 명칭에서 이태석 신부님과의 관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단어린이장학회’란 이름은 그대로 보존하면서요.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신부님이 선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장학회 내부에서 총회사원들 간의 분쟁이 있었습니다. 함께 힘을 모아서 이태석 신부님의 선교사업을 돕던 형제자매들 간의 대립과 분열은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 가슴 아픈 흑역사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2023년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에서 헤어졌던 형제자매들이 한데 모여서 서로 사과하고 화해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10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간 심정입니다. 이태석 신부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까요. 신부님은 이 일을 하느님께 얼마나 청원하셨을까요.
이러한 화합의 기운은 2025년 이태석 신부 15주기 기념사업의 준비에 큰 힘이 됩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개봉된 신부님에 대한 영화들과 10주기 기념사업의 성과물 중 하나인 전기 <신부 이태석>을 통해서 신부님의 감동적인 삶에 대한 대중적인 평가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15주기 기념사업의 초점은 학술적으로 신부님의 생애와 사상을 정리하는 데 두려고 합니다. 그동안 영상이나 이미지 등을 통한 감성적인 접근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차분하게 정확한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이성적인 평가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2021년 12월 전기 정본의 출간은 그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24년에는 신부님의 서간(이메일 포함)을 한데 모으는 작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신부님은 생전에 가족들뿐 아니라 친구들, 대학 동창들, 장학회 초창기 회원들, 동료 수도자들과 많은 이메일을 주고받았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귀중한 자료들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관계자들의 많은 협조를 부탁합니다. 15주기인 2025년에는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서간집 발간과 학술 발표회 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학회는 2023년에 계획대로 남수단 톤즈 등 16개국 32개 사업에 9억 1,300만 원의 후원 예산을 무사히 집행하였습니다. 또 제2회 <이태석 영상제>도 잘 마쳤습니다. <이태석 영상제>는 장학회의 후원을 받는 해외 공동체들이 청소년들과 함께 그들의 삶과 이태석 신부님의 나눔 정신을 표현한 짧은 동영상에 대해서 시상함으로써 후원지 공동체들과 소통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장학회 홈페이지를 스마트폰으로도 이용하기 편리하게 대폭 개편하였으며, 매월 발행하는 뉴스레터 <슈쿠란 바바>와 카드 뉴스 등을 통해서 후원지의 소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꾸준한 후원이 이태석 신부님의 1% 나눔 정신을 전파하는 원동력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또한 소중한 후원금이 헛되게 사용되지 않도록 꼭 필요한 곳에 정확하게 전달해주시는 살레시오회 선교국에도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장학회는 여러분과 후원지 사이에서 사랑과 감사를 전달하고 소통하는 통로의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변함없는 사랑과 성원에 감사드리며, 갑진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최선호 / 이태석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