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삶 이어가겠다” 게시판 소감문 줄이어
수단이태석신부님 Daum카페 25일 100일 추모미사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는 성경말씀을 온 몸으로 실천하다 지난 1월 14일 선종한 고 이태석 요한 신부의 불꽃같은 삶이 지난 11일 오후 8시 ‘KBS 스페셜-수단의 슈바이처 故이태석 신부-울지마, 톤즈’편을 통해 방영됐다.
고 이태석 신부는 1987년 인제의대를 졸업하고, 1991년 군 복무를 마친 후 한국천주교살레시오회에 입회, 뒤늦게 성직자의 길을 걸었다. 2001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20년 넘게 종교와 인종 갈등으로 내전 중인 수단 남부지역의 톤즈마을에 정착, 의료와 청소년 교육에 헌신했다. 손수 벽돌을 찍어 진료소와 병동을 만들고, 한센병과 전염병에 신음하는 사람들을 내 몸처럼 돌봤다. 남부 수단의 재건을 위해 교육에도 남다른 애정을 기울였다.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교실을 지어 미래의 희망인 초중고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에 열정을 쏟았다.
하지만 이 신부는 2008년 모처럼 휴가를 얻어 한국을 찾은 길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말기암 판정을 받았다. 힘겨운 투병 속에서도 톤즈에 돌아갈 날을 기대하던 이 신부는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채 지난 1월 14일 하느님 품에 안겼다.
구수환 KBS 스페셜 PD는 직접 남부 수단 톤즈로 날아가 고인의 발자취와 고인의 선종 소식에 비통해 하는 톤즈 사람들의 눈물을 담았다.
KBS스페셜을 통해 고 이태석 신부의 생애를 접한 시청자들은 KBS 게시판과 본지 게시판을 통해 “지금도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며 “부끄러웠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시청소감을 남겼다. “아이들과 자습시간에 고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태석 신부를 닮아갈 수 있는 아이들로 키우겠다”, “보잘것 없는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갖고 나눔의 실천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고인이 온 몸으로 보여준 나눔의 삶을 이어가겠다는 결심도 줄을 이었다. 고 이태석 신부의 후원모임인 인터넷 다음 카페(수단이태석신부님)와 지속적으로 수단 톤즈의 초중고 교육을 위해 후원하고 있는 ‘수단어린이장학회’에 대한 후원금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고인의 모교인 인제대는 고 이태석 신부의 인술과 나눔의 정신을 후배들이 이어갈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마련키로 했으며, 수단어린이장학회의 초청으로 한국에 유학 온 현지 유학생 2명을 의대에 편입학해 의학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매년 수단에 장학금을 보내고 있는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4500여명의 후원자들이 십시일반 보내온 후원금 가운데 수단 살레시오 지구에서 요청한 16만 5025달러(미주후원회 5만 달러 포함)를 송금키로 의견을 모았다. 수단어린이장학회는 고 이태석 신부의 나눔과 봉사의 정신을 더 널리 확산시켜 나갈 수 있도록 소식지 <슈크란바바>를 발행했다.
수단이태석신부님 Daum카페는 오는 25일 오후 1시 전남 담양군 월산면 천주교성직자 묘역(광암리 산 18)에서 이태석 신부님 선종 100일 추모 미사 및 전국대회를 연다. 이날 전국대회에서는 추모 미사와 더불어 카페의 역할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나눔의 시간도 마련된다.
한편, 톤즈병원에는 고 이태석 신부의 선종 이후 자원봉사 의사가 없어 주민들의 건강상태가 다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수단어린이장학회 이사장(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고 이태석 신부는 병이 나으면 한 층 업그레이드된 톤즈병원을 만들고 싶다고 얘기했다”며 “7년 동안 수단 남부 톤즈마을에서 손수 벽돌을 쌓아 병원을 짓고, 수많은 한센병 환자와 감염병 환자를 돌본 고인의 유지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료봉사를 할 수 있는 의료인들의 손길이 가장 절실하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3개월 이상 의료봉사를 할 수 있는 의사 선생님들이 자원해 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가능한 많은 의사들이 자원해 의료봉사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의료봉사에 자원하는 의사회원을 위해 숙식과 왕복 항공료 등을 제공키로 했다. 문의(010-8519-8844 이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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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