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태석 신부 유지 잇겠다” 의사회원 자원봉사 줄이어
수단어린이장학회, 6월 중 의사·간호사 2∼3명 파견 계획
▲ 수단어린이장학회 임원들과 아프리카 의료봉사를 자원한 의료인들이 15일 모여 봉사활동 계획을 의논했다.ⓒ사진 제공=수단어린이장학회
아프리카 수단에서 의료봉사에 헌신하다 선종한 고 이태석 신부의 유지를 잇기 위한 의사 회원들과 간호사 등 의료인과 일반인의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고 이태석 신부를 후원해 온 수단어린이장학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군의관 복무를 마치고 전역, 전공의 과정을 밟을 예정인 정준원 회원과 피부과 전문의인 유병국·김혜경 부부의사를 비롯해 2003년 의협 이라크 의료봉사단장과 울릉군보건의료원장을 맡아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 정만진 경상북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이 의료봉사를 자원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며 전문간호사로 활동한 유선미 씨와 제주에서 간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고민정 씨 등이 의료봉사에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단어린이장학회는 15일 지난 4월 아프리카 수단 톤즈마을을 답사하고 귀국한 피부과 전문의 유병국·김혜경 부부의사와 송기섭·이재야 부부를 초청, 현지 답사 보고 및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모임에는 지난 2007년말부터 2008년까지 남수단 톤즈를 방문, 1년여 동안 이태석 신부를 도와 의료봉사를 한 신경숙 순천향의대 교수(구미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와 이 신부의 인제의대 동기인 안정효 원장(강원 춘천·안정효내과의원)을 비롯 수단어린이장학회에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서판숙 대한의사협회 비서팀장과 장민석·유은희·정재윤·강호빈·심계봉·오흥배 이사, 오이화 감사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수단 톤즈마을과 병원을 직접 살펴본 유병국 회원(경북 영주·다미안피부과)은 “항생제를 비롯해 한 알의 의약품도 남아 있지 않고, 현미경과 원심분리기는 물론 혈압기 등 기본적인 의료도구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병원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열악한 상태로 방치돼 있어 무엇보다 톤즈병원이 병원의 기능을 되찾는 일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유 회원은 “톤즈는 한 낮 온도가 57도까지 올라가고, 그늘에서도 40도를 웃돌 정도”라며 현지 사정을 전했다.
유병국·김혜경 회원과 송기섭·이재야 부부 일행은 귀국하는 길에 1만 1000달러 어치의 의약품을 구입, 의약물 고갈로 손을 놓고 있는 톤즈병원에 공수했다.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오는 6월 중에 자원자 가운데 2∼3명을 선발, 4∼5개월 동안 1차 파견키로 의견을 모았다. 1차 파견을 자원한 정준원 회원은 “전공의 과정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4∼5개월 밖에 시간을 낼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며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최선을 다해 톤즈 주민들을 진료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수단어린이장학회는 고 이태석 신부의 선종 이후 현지에서의 의료봉사 활동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소식을 접한 후 의료봉사를 이어갈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자원봉사 의료인의 참여를 호소했다<닥터스 뉴스 3월 9일자 보도 참조>.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최빈국인 아프리카 남부 수단의 톤즈마을에 정착, 7년 동안 성직자이자 의사로, 교육자로 헌신한 이태석(요한) 신부와 함께 1%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자는 취지로 2007년 5월 외교통상부 허가를 받아 출범한 비영리 법인단체. 유엔환경계획 사무국 요원으로 2000∼2002년 케냐 나이로비에 파견근무를 하던 당시 톤즈마을을 방문, 고 이태석 신부와 인연을 맺은 환경부 공무원 이재현(기후대기정책관)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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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