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추위로 몸과 마음이 얼어붙는 연말, 한 신부의 생애를 다룬 영화가 조용히 흥행을 거두고 있다. 그 영화는 바로 고(故) 이태석 신부(1962년~2010년 1월 14일, 인제대 의학 학사)의 생애를 다룬 ‘울지마 톤즈’[사진].
‘울지마 톤즈’는 26일 현재 관객 2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지마 톤즈’는 지난 4월 KBS 1TV의 ‘KBS스페셜 – 수단의 슈바이처’ 방송분을 재편집한 영화이다. 이태석 신부가 지난 1월 대장암으로 선종하기 전까지 수단 남부 톤즈 지방에서의 의료봉사 활동과 생애를 다뤘다.
이 영화는 지난 9월 전국 13개 상영관에서 개봉해 평균 객석 점유율 75%를 기록, 한 달 만에 관객 10만 명을 모을 정도로 전염력이 강했다. 이에 힘입어 개봉관이 54개로 확대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도 개봉했다.
이렇다 할 홍보도 없고 매서운 추위에 활동력이 떨어지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종교다큐멘터리라는 장르를 뛰어넘어 ‘울지마 톤즈’의 관람객이 증가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영상을 통해 전해지는 고(故) 이태석 신부의 사랑 가득한 삶에 감동받고 있는 것.
고(故) 이태석 신부는 2001년 오랜 내전으로 각종 체계가 망가진 수단에서도 가장 가난한 동네, 톤즈로 달려가 유일한 의사로 활동했다. 톤즈 사람들과 이 신부의 동거동락이 어느덧 만 십년의 세월을 넘겼다.
작년에 잠시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대장암을 발견, 투병생활 끝에 지난 1월 선종했다. 이 신부의 갑작스런 선종 소식을 듣자 눈물을 보이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톤즈 사람들은 크게 울었다고 한다. 그는 톤즈 사람들에게 문화와 관습의 가치를 뛰어넘는 소중한 존재로 자리매김했던 것이다.
수단뿐 아니라 한국에도 그를 그리워하며 그의 사랑을 키워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 신부가 생전에 창단했던 수단어린이장학회 사람들이다.
수단어린이장학회 이성영 이사장은 “신부님의 선종 이후로 장학회 사업은 중지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방송과 영화 상영 이후 기업 후원과 회원 수가 갑자기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돈 오천원이 수단 학생의 한 해 학비이다. 일회성 후원에 의지하지 않고, 신부님이 생전에 강조하셨던 ‘작은 정성으로 나눔의 마음을 실천하는 삶’의 정신을 이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수단어린이장학회는 내년 1월 8일, 과천 시민회관에서 ‘이태석 신부님 1주기 추모 음악회’를 개최한다. ‘성탄’ , ‘I give you peace’ 등 이태석 신부가 생전에 작사ㆍ작곡했던 많은 곡들이 어린이 성가대를 통해 되살아날 예정이다.
한편, ‘울지마 톤즈’는 ‘2010 ‘올해의 좋은 영상물’, 제1회 ‘KBS 감동대상’, 제20회 한국가톨릭 매스컴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오는 31일까지 전국의 롯데시네마 상영관에서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