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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어린이장학회 이끄는 이재현 환경부 정책관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사단법인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고(故) 이태석 신부의 뜻을 이어받아 수단 `톤즈’에서 의료.교육 시설 건립, 의료품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이사장으로 장학회를 이끄는 이재현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이 이태석 신부의 선종 1주기를 하루 앞둔 13일 집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2011. 1.13 kong79@yna.co.kr |
수단어린이장학회 이끄는 이재현 환경부 정책관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고(故) 이태석 신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지만 고인의 고귀한 뜻을 이어받은 활동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의대를 졸업한 이태석 신부는 군의관 복무 시절 신부가 되기로 결심하고 광주 가톨릭대를 거쳐 2001년 사제품을 받았다.
이후 2008년 11월까지 8년여간 남부 수단의 딩카족 마을인 톤즈(Tonj)에서 의료, 교육에 헌신하며 활동했으나 뜻밖에 2009년 대장암 선고를 받고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14일로 선종 1주기를 맞는 이 신부의 육체는 비록 세상에 없지만 사랑의 정신만은 그대로 남아 톤즈에 전해지고 있다.
이 신부의 수단 활동을 지원해온 사단법인 수단어린이장학회의 이사장으로 장학회를 이끄는 이재현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의 숨은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에서 `정책통’으로 유명한 이 정책관은 2000∼2003년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국 요원으로 가족과 함께 케냐 나이로비에서 생활하면서 이 신부를 처음 만났다.
이 정책관은 13일 “나이로비에서 가톨릭 한인회장을 맡았는데 물건을 사러 나이로비에 들른 이태석 신부를 자주 만났다”며 “기타 연주 등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점이 비슷해 마음이 서로 잘 맞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신부에게서 남(南)수단인들의 참상을 전해들은 이 정책관은 고인의 요청에 가족과 함께 2003년 3월 `운명적인’ 톤즈 방문을 하게 된다.
그는 “원래 2년 임기로 2002년에 귀국해야 했지만 신부님은 `우리는 바로 못 헤어진다. 내가 기도를 할 것이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며 “이 신부의 기도가 통했는지 정말 임기가 1년 연장돼 톤즈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정책관이 눈으로 확인한 남수단의 모습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처참했다.
그는 20년 이상의 내전 여파로 가난과 질병에 신음하는 남수단 주민의 처참한 생활상과 이 신부의 헌신적인 봉사활동 등 10일간 톤즈에 머물면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의 햇살은 아직도 슬프다’라는 책을 펴냈다.
귀국 후 이 정책관은 `수단 이태석 신부님’이란 카페를 인터넷에 만들고 수단어린이장학회를 설립해 톤즈를 알리고 지원하기 위한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 신부가 휴가차 잠시 귀국할 때마다 수단어린이 돕기 음악회를 함께 열어 후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정책관은 “지난주 토요일 네 번째로 개최한 음악회가 슬프게도 이 신부님을 추모하는 음악회가 됐다”며 “1천5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고, 이 신부님이 직접 만든 노래를 통해 참석자들은 신부님, 톤즈와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음악회 수익금과 인세, 카페 회원이나 기업의 후원금 등은 톤즈에 학교, 의료시설을 짓거나 의약품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또 `고기를 주는 것이 아닌 잡는 법’을 알려주고자 한 이 신부의 뜻에 따라 학생 3명을 한국으로 데려와 의료, 농업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 정책관은 “이 신부님은 나이가 두 살 적었지만 `부드러움이 강한 것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알려준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며 “위대한 천재가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생활 속에서 나눔운동을 해나가고자 했던 신부님의 뜻을 이어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ong79@yna.co.kr
관련 링크: <사람들> 故이태석 신부 `나눔 정신’ 전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