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근아 원장·강애숙 간호사 2월부터 수단서 의료봉사
20일 범시민추모사업회 결성…의료지원 후원·봉사상 제정
▲ 지난 2월 28일 수단으로 의료봉사활동을 떠난 송근아 원장과 강애숙 간호사. ⓒ수단어린이장학회 제공
한센병과 전염병에 신음하는 아프리카의 오지, 수단 톤즈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고 이태석 신부의 숭고한 뜻을 이어가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해 8∼11월까지 단기 의료봉사 활동을 펼친 정준원 회원과 고민정 간호사의 뒤를 이어 송근아 원장(부산 중구·송근아산부인과의원)과 강애숙 간호사가 지난 2월부터 톤즈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달에는 부부의사가 의료봉사를 하기로 예약했다. 이에 앞서 여성 의사인 신경숙 회원(구미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이 2007∼2008년까지 1년 동안 고 이태석 신부를 도와 의료봉사를 하기도 했다.
이태석 신부가 한창 활동하던 때부터 청소년 교육을 후원해 온 수단어린이장학회는 1%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자는 취지로 2007년 5월 외교통상부로부터 비영리법인 허가를 받았다. 유엔환경계획 사무국 요원으로 2000∼2002년 케냐 나이로비에 파견근무를 하던 당시 톤즈마을을 방문, 고 이태석 신부와 인연을 맺은 환경부 공무원 이재현(기후대기정책관)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고 이태석 신부는 1987년 인제의대를 졸업하고, 1990년 군 복무를 마친 후 광주 가톨릭대에 입학, 뒤늦게 성직자의 길을 걸었다. 2001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20년 넘게 종교와 인종 갈등으로 내전 중인 수단 남부지역의 톤즈마을에 정착, 의료와 청소년 교육에 헌신했다. 손수 벽돌을 찍어 진료소와 병동을 만들고, 한센병과 전염병에 신음하는 사람들을 내 몸처럼 돌봤다. 남부 수단의 재건을 위해 무엇보다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열정을 쏟았다.
하지만 이 신부는 2008년 모처럼 휴가를 얻어 한국을 찾은 길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말기암 판정을 받았다. 힘겨운 투병 속에서도 톤즈에 돌아갈 날을 기대하던 이 신부는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채 지난 2010년 1월 14일 하느님 품에 안겼다.
이 신부의 고향 부산에서도 숭고한 뜻을 이어가기 위한 범시민추모사업회가 출범한다. 이 신부는 부산 서구 남부민동에서 나서 천마초등학교·대신중·경남고를 거쳐 인제의대를 졸업했다. 이 신부의 의대 동문들과 의료계·학계·법조계·언론계 등 각계의 뜻 있는 인사들이 추진하는 ‘이태석신부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 이장호·부산은행장)’는 20일 오후 7시 부산일보사 10층에서 준비위원회 발족식을 열기로 했다. 준비위는 앞으로 봉사상 제정과 청소년교육을 비롯해 기념 공연 등 다양한 추모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수단어린이장학회와 손잡고 수단 청소년교육을 지원하는 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준비위 운영위에는 이장호 위원장·김연미 인제의대 교수·김영준 부산시장 대외협력보좌관·김영종 경성대 교수(사회복지학과)·김혜경 YWCA 사무총장·김해몽 부산시민센터장·박영봉 부산은행 사회봉사단장·안종일 부산시 자치행정과장·양종필 원장(새부산산부인과)·장구락 인제대 총동창회장(중앙장림병원장)·박종호 부산센텀병원장·장희석 변호사(법무법인 청률)·차진구 부산경실련 사무총장·최장승 수단어린이장학회 이사·홍부희 신부(살레시오수도회 외교선교 부문)를 비롯해 부산일보·KNN 등 언론계도 참여하고 있다.
이 신부의 모교인 경남고총동창회도 고인의 흉상을 모교 교정에 건립키로 했으며, 경남고 울산지역 동창회원들은 최근 이 신부의 세례명을 딴 ‘이요한 톤즈회'(회장 장승재)를 결성, 회원 1인당 매달 1만 원씩 낸 성금을 모아 아프리카 어린이돕기운동을 벌이고 있다.
▲ 이태석 신부가 생존에 수단 톤즈에서 봉사하고 있는 모습. 이 신부는 손수 약품과 소독기구를 낡은 트럭에 싣고 인근 마을을 돌며 진료를 했다.수단어린이장학회 제공
한편, 고 이태석 신부의 일대기를 담은 KBS 스페셜 ‘수단의 슈바이처 고(故) 이태석 신부-울지마 톤즈'(연출 구수환PD)가 16일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인물) 부문 대상인 플래티넘상을 수상했다고 KBS는 밝혔다. ‘울지마 톤즈’는 지난 8일 재단법인 서재필기념회(이사장 안병훈)로부터 제1회 서재필 언론문화상을 받기도 했다. 서재필 언론문화상은 독립정신·개화 및 계몽사상·과학사상·박애정신 등 서재필 선생의 언론 정신을 구현한 언론사와 언론인에 수여하는 상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지 <독립신문>을 창간한 서재필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