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입양… 암환우 돕기 앞장
충북 음성군은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 첫 수상자로 이젬마 씨(55·여·사진)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상은 국내 최대 복지시설인 꽃동네 설립에 기여한 최귀동 할아버지(?∼1990)를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미혼인 이 씨는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아이 9명을 입양해 당당한 사회인으로 키워냈고 보육원, 미혼모의 집, 노숙인의 집, 교도소, 한센인촌 등을 다니며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암투병 중에도 바자회와 자선음악회를 여는 등 암 환우 돕기에도 앞장서고 있으며 뉴질랜드 자폐아 여름학교 봉사, 밀알선교단, 월드비전 기아체험 24시 봉사 등 해외 활동에도 열심이다. 그동안 뉴질랜드대사관 공로상, 수단어린이 장학회 이태석 신부 공로상 등을 받았다. 이 씨는 “입양이 약속됐다가 무산돼 절망에 빠진 아이를 그냥 놔둘 수 없어 입양을 시작했다”며 “그들이 당당하게 성장해 소외계층의 아픔을 보듬는 봉사의 길을 함께 걸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은 다음 달 24일 열리는 제13회 음성품바축제에서 열린다. 이 씨에게는 봉사대상 상패와 상금 500만 원이 주어진다.
최귀동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음성군 금왕읍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강제징용됐다가 병든 몸으로 고향에 돌아와 무극천 다리 밑에서 걸인생활을 했다. 자신도 불편한 몸이지만 밥 동냥을 해 병든 걸인들을 먹여 살렸다. 1976년 금왕읍 무극천주교회 주임신부로 발령받은 오웅진 신부는 최 할아버지를 만나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임을 깨닫고 당시 가지고 있던 돈 1300원으로 무극리 용담산 기슭에 방 다섯 칸짜리 ‘사랑의 집’을 지어 이들을 입주시켰다. 이곳이 현재의 꽃동네 시초였다. ‘작은 예수’ ‘거지 성자’로 불린 최 할아버지는 1986년 2월 한국가톨릭대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