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빈국 청소년에게 아낌없는 교육봉사를 실천해 ‘살아있는 성자(聖者)’로 불리는 노년의 신부가 30년 만에 방한해 화제다.
주인공은 남수단에서 빈민구제와 청소년 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명 원선오(Vincenzo Donati · 84) 신부.
이탈리아 출신인 원 신부는 지난 1962년부터 광주살레시오고교에서 청소년들의 교육에 힘써오다 1981년 아프리카 빈민들의 생활을 전해 듣고 홀연히 한국을 떠났다.
그는 영화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이자 남수단 톤즈(TONJ)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짧은 생을 마감한 고 이태석 신부와 같은 살레시오수도회 소속으로 생전 이 신부와의 인연도 각별하다.
광주살레시오고교 근무 당시 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아침 교문 앞에서 등교하는 모든 학생과 악수하고 포옹하는 ‘사랑의 교육’ 실천으로 유명하다.
원 신부는 한국살레시오수도회와 살레시오고교 동문 등을 통해 아프리카 최고 오지인 남수단 주민의 생활상을 알리고 현지 청소년들을 위한 100개의 학교 설립 기금(1학교당 설립 비용 5000만 원)을 모으기 위해 방문했다. 1950년대 한국과 상황과 비슷한 남수단의 청소년 교육을 위해 눈부신 경제적 성장을 이룬 한국의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19일 광주살레시오고교에서 열리는 제자들의 졸업생 모교 방문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태석 신부를 돕기 위해 설립된 ‘수단어린이장학회’ 이재현 이사장(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은 “기숙사와 식당이 딸린 학교 하나를 지으면 남수단 문맹 퇴치에 큰 역할을 함은 물론 주민에게 생활공동체를 만들어주는 셈”이라며 “우리의 작은 나눔들이 그곳에 꿈과 미래를 주는 것이니 작은 뜻이나마 많은 분들이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단은 1956년 독립한 후 북부와 남부로 나뉘어 종교·인종·문화 갈등으로 두 차례에 걸친 내전을 치렀다. 남수단은 지구 상 최빈국으로 지난해 7월 수단에서 독립했으나 아직 분쟁이 끊이지 않아 주민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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