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를 만들라”(고 이태석 신부)
지난 14일 고 이태석 신부의 선종 4주기를 맞아 고인의 모교인 인제대에 추모의 발길들이 이어지고 있다. 방학이지만 많은 학생들과 지역시민들이 이태석신부 기념실을 찾아 헌화하고 방명록을 쓰며 그의 넋을 기렸다. 이태석신부 기념실은 고인이 남긴 사랑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2년 6월 인제대 백인제기념도서관 내에 마련됐다. 기념실에는 고인의 흉상과 함께 사진·그림·영상·저서는 물론 고인의 육성을 들을 수 있는 음반도 만날 수 있다.
이태석 신부가 처음으로 남수단의 톤즈를 방문한 것은 1999년 여름이었다. 당시 내전 상황이었던 남수단의 톤즈에서 전쟁의 후유증과 비참한 환경 아래 온갖 질병에 노출된 채 살아가고 있는 그곳 사람들의 삶을 보듬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직접 시멘트로 벽돌을 구워 가며 병원을 만들었고, 폐허가 된 학교 건물을 보수해 톤즈의 아이들을 위한 초·중·고교 과정을 다시 꾸렸다. 그는 또 톤즈에서 반경 100㎞ 내의 유일한 의사이기도 했다. 오후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음악과 수학을 가르치며 의사로, 신부로, 교사로,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가장 따뜻한 친구로 톤즈 사람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폈다.
기념실 담당자 유은미씨는 “개관 이후 만 명 넘는 인원이 다녀갔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신부님을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있다”며 “신부님이 세상에 뿌리고 간 사랑이 많은 사람들 마음 속에서 꽃으로 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념실을 지날 때마다 가슴 뭉클해지곤 한다는 강경호 씨는 “참된 사랑을 실천하셨던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돌아보면서 개인만을 위해 살았던 나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태석 신부의 숭고한 정신을 잇기 위한 사업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인제대는 남수단 톤즈 의료선교를 후원해왔던 ‘사단법인 수단어린이장학회’와 장학후원 협정을 맺어 남수단 어린이들에게 교육 지원을 하게 됐고, 남수단 수도인 주바에 건립될 800 병상 규모의 이태석 기념의과대학병원의 개원 준비도 진행 중이다. ksmok272@naver.com
김성목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