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이라는 짧은 선교사의 삶이었지만, 이태석 신부님의 삶은 죽어서 더 빛나는 것 같습니다.”
내년 이태석(요한, 살레시오회) 신부 선종 10주기를 맞아 (사)수단어린이장학회 내에 ‘이태석 신부 선종 10주기 기념사업회’가 만들어졌다. 이 신부의 인제대 의대 동기이자 수단어린이장학회 이사장을 맡았던 인연으로 위원장이 된 내과 전문의 안정효(안드레아, 57)씨를 8일 만났다.
내년 기념사업을 주관하게 된 소감을 묻자 안 위원장은 “누가 맡긴 맡아야 하니까, 부족한 제가 맡게 됐다”고 겸양한 뒤 “그 일을 맡는다고 해서 저 혼자 다 하는 건 아니니까, 기념사업회 구성원들과 다 같이 이 신부의 삶과 선교적 투신의 발자취를 조명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안 위원장은 이어 “2010년 이 신부님이 선종한 직후 남수단 톤즈를 처음 찾아 5박 6일간 체류하며 선교지를 두루 돌아봤는데, ‘여기서 8년을 어떻게 살았나’ 싶었을 정도로 열악했다”면서 “정말 이 신부님은 8년 동안 톤즈에서 평생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하느님 품으로 갔구나, 싶었다”고 술회했다.
“그런데 10년 세월이 흐르면서 이태석 신부님도 잊히네요. 국민을 울렸던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도, 이 신부님을 잃었던 우리의 슬픔도 이제는 희석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잊을 수 없는 건 ‘톤즈의 작은 돈보스코’로 살았던 이태석 신부님의 선교 정신과 실천입니다. 그 투신을 기록함으로써 그 삶을 잇는 작업은 우리의 몫이 되겠지요.”
그래서 그는 내년 한 해 두 가지 차원에서 기념사업과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는 내년 1월 14일 10주기 기일을 앞두고 12일에 이뤄질 이태석 신부 추모 순례와 기일 미사 봉헌, 묘소 참배이며, 또 하나는 이태석 신부 전기 출간과 영상물 제작 등 기록작업이다.
안 위원장은 “지난 2007년 이 신부님이 살아계실 때 만든 유일한 단체인 우리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이 신부님을 돕기 위해 소규모 후원을 계속했고, 이 신부님이 돌아가신 뒤 2013년부터는 후원 국가를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태평양의 12개국으로 넓혀 후원해 왔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끝으로 “이 신부님 선종 10주기를 맞아 이뤄지는 내년 1월 12일 기일 미사에 이 신부님을 기억하는 모든 사람, 모든 단체가 함께해 다 같이 추모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