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 이태석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 이사
사랑 가득한 이태석 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 여러분께.
2026년 2월은 장학회의 한 해 살림을 마무리하고 다음 한 해를 준비하는 총회가 열리는 시기입니다. 작년 한 해는 이태석 신부님 선종 15주기를 기억하는 뜻깊은 해였습니다. 장학회는 이를 기념하는 서간집 출간을 준비하며, 신부님께서 생전에 남기신 메일과 기록들을 다시 한번 천천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특히 마음에 깊이 남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2008년 대장암 진단을 받으신 이후에도, 자신의 건강보다 이제 막 시작한 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교실을 먼저 걱정하시며 마음을 쓰셨던 신부님의 짧은 편지였습니다. 혼란과 고통의 시간 속에서도 끝까지 아이들의 미래를 향해 계셨던 신부님의 삶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과 울림을 전해줍니다.
신부님 선종 이후, 장학회는 그 뜻을 이어 수년에 걸쳐 톤즈 고등학교 건립과 운영을 지속해서 지원해 왔습니다. 수도원 경당 옆 작은 교실에서 40여 명도 채 되지 않는 학생들로 시작한 고등학교는, 신부님 편지에서처럼 지붕을 수리한 기숙사 건물로 확장되었고, 이후 작은 정원과 멋진 조회대를 갖춘 고등학교 건물을 세워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의 걸음들이 모여 학교는 점차 자리를 잡았고, 교육을 통해 희망을 키워가는 공간으로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2024년 11월, 톤즈 지원을 위해 현지를 방문했을 때의 장면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15년 전 변변한 교실조차 없던 고등학교는 400명이 넘는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고, 우리는 장학회 여러 회원분을 대신하여 그 환영식 자리에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눈빛과 노래, 그리고 환한 웃음과 활기참 속에서 그동안의 시간에 신부님은 우리와 늘 함께하셨고 우리 안에 살아 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의 감격을 여러분께 온전히 전할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모든 결실은 크든 작든 오랜 시간 마음으로 함께해 주신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장학회는 여러분의 소중한 마음을 다양한 방식으로 현지에 전하고, 그 현장의 감동과 의미를 다시 여러분께 전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과 동행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