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부활 대축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이태석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 가족 모두에게 주님의 평화가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2025년 올해는 교회적으로나 살레시오 가족에게, 또한 우리 장학회를 위해서도 참으로 특별한 해입니다. 먼저 교회적으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선포하신 대희년의 큰 발걸음이 시작되는 해이자, 살레시오 가족 안에서는 첫 선교사 파견 150주년을 기념하는 해입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는 바로 그 살레시오 선교사들 가운데 빛나는 별 중에 한 분이셨던 이태석 신부님의 선종 15주기가 되는 해라는 것입니다.
이 뜻깊은 해를 의미 있게 기념하기 위하여 장학회 차원에서 많은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1일 담양에서 이태석 신부님 15주기 기념 미사를 봉헌한 것을 시작으로, 2월 22일에는 장학회 이사회와 정기총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리고 5월 24일에는 살레시오 관구관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이태석 신부의 삶과 영성’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과 신부님 서간집 출판기념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또한 6월 28~29일에는 이태석 신부님의 고향인 부산에서 총회사원들을 위한 워크숍을 마련하고, 연말에는 신부님과 우리 장학회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념 달력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런 의미 있고 소중한 행사들이 진행되는 가운데 개인적으로 ‘나는 장학회 회원으로서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한번 성찰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5월 24일에 열리는 심포지엄에서는 선교사 사제로서의 이태석 신부님의 삶이 새롭게 조명될 예정이고 주교님을 비롯한 많은 교회 인사들도 함께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고, 직접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 주시기를 바랍니다.
로빈 윌리암스는 ‘봄’을 자연의 언어로 “파티하자!”라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삶과 영성을 기억하는 이 부활의 봄에 아주 적절한 이미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송봉모 신부님의 저서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1」에서는 심포지엄의 시작에 대한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에서 만찬은 두 부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음식을 먹는 ‘데이프논’과 포도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심포지엄’이 그것입니다. 심포지엄이라는 단어는 ‘함께’라는 의미의 ‘심’과 ‘포도주를 마심’이라는 의미의 ‘포시스’가 합쳐져서 된 단어입니다. 직역하면 ‘함께 포도주를 마심’이 됩니다. 그래서 심포지엄을 일반적으로 ‘향연’이라고 번역하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로 심포지엄은 만찬에 참여한 이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또 과거에는 스승이 어떤 주제에 대해서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거나, 주제에 관련해서 자유롭게 토론을 벌이는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예수님 최후의 만찬 중 고별사는 ‘데이프논’ 즉 최후의 만찬이 끝난 후에, ‘심포지엄’에서 하신 고별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장학회는 이번 기회에 심포지엄의 본래 의미를 다시 한번 조명해 보고자 합니다. 학술 심포지엄에 이어 진행될 신부님 서간집 출판기념회에서 다과를 함께 나누며 친교와 나눔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입니다. 우리 회원들이 마음을 모아 만들어 가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 안에서 이태석 신부님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를 떠올리며 기쁨과 감사를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새로운 희망의 여정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박해승 요한보스코 신부, 살레시오회 / 이태석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