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신부님은 톤즈에 도착한 직후인 2002년 1월 10일, 당시 살레시오회 한국관구장이던 현명한 신부님에게 톤즈의 열악한 환경을 마주한 소감을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크나큰 욕심은 버리기로 했습니다. 단지 남는 세상의 남는 것 중 1%를 없는 세상으로 연결하는 작은 다리 정도만 되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스도교적인 형제적인 사랑을 연결해 주는 작은 고리 정도만 되어 보기로 했습니다.” (이태석 신부 서간집 118쪽)
또 이태석 신부님은 곁에서 신부님의 투병을 지켜본 위원석 신부님(당시 부제)에게 선종하기 얼마 전인 2009년 10월 9일에 고된 영적 투쟁을 갈무리하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억울하게 얻은 암’이라는 부정적인 세계에서 긍정적인 세계로 탈피를 해야 할 것 같아. 나에게 이런 큰 시련을 주신 하느님께서는 분명히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실 거야. 이젠 진지하게 그 계획을 숙고하고 성찰해서 성숙한 성직자로서 멋있게 살고 싶어.” (이태석 신부 서간집 347쪽)
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인 5월 24일에 출간된 『이태석 신부 서간집』(엮은이 김선필, 2025)은 톤즈에서 희망을 노래한 이태석 신부님의 내밀한 삶과 영성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우리 장학회는 존경하는 이태석 신부님을 모범 삼아 1%의 나눔을 통하여 그리스도교적인 형제애를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입니다. 이태석 신부님을 이끄셨던 하느님은 분명히 그를 통한 또 다른, 많은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시지만, 우리 장학회도 그 계획의 하나이길 바라고 또 그러리라 믿습니다. 저희가 꼭 그렇게 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 2025년은 이태석 신부님 선종 15주기가 되는 해입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장학회는 지난 5월 24일에 신부님의 삶과 영성을 기념하는 심포지엄과 서간집 출판기념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에 대한 본격적인 학술 행사입니다.
2004년, 수원교구 최덕기 주교님은 톤즈를 직접 방문하여 이태석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최 주교님은 심포지엄의 축사에서 이태석 신부님이 의사이자 학교 교사이기 전에 가톨릭교회의 사제, 아프리카 수단 톤즈(현재는 남수단)에 선교사로 가서 많은 활동을 한 사제였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환영사와 기조 강연(살레시오회의 선교 정신과 이태석 신부)을 해 주신 살레시오회 관구장 백광현 신부님은 인간 이태석은 전문의 의사가 아닌 사제 성소를 선택하였고, 톤즈에서 활동한 그의 삶은 공동체와 함께 실천한 선교사적 삶이었다고 회고하였습니다. 백 신부님은 이태석 신부님의 입회 및 수련 동기로서 로마에서 유학 생활도 함께하였습니다. 백 신부님은 우리가 단순히 감동에 머무르지 않고 이태석 신부님의 사랑과 헌신의 삶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실천할 수 있을 때, 그의 삶이 더 깊은 울림을 주고 우리의 삶을 더 고양시킬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어서 3개의 주제발표와 논평(① 삶을 살리는 가톨릭 교육자, 이태석 신부, ② 이태석 신부가 걸어간 선교의 길, ③ 사람들이 이태석 신부를 기억하는 이유: 이태석 현상에 대한 가톨릭 사회학적 분석)이 있었으며, 출판기념회에서는 장시간의 학술 토론으로 굳어진 마음을 즐거운 음악과 맛있는 간식 그리고 재미난 활동으로 풀어 주었습니다. 혹시 심포지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알고 싶으시면 장학회 사무국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자료집 등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장학회 임원들과 총회사원들은 5월 10일과 11일에 걸쳐서 개최된 2027년 세계청년대회를 위한 유스 페스티벌 ‘희희희’에서 부스를 설치하고 가두 홍보를 하였습니다. 제가 아는 한 장학회를 알리기 위한 가두 홍보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태석 신부님은 유명하지만 장학회는 그 유명세에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신부님의 삶과 영성을 닮고자 하는 우리로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떨치고 일어났으니 여러분들의 참여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장학회는 1%의 나눔으로 이태석 신부님의 사랑을 이어갑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1% 나눔 정신을 잘 이해하고 꾸준히 실천하고 계신 회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다음은 이태석 신부님이 여러분에게 전하는 감사의 말씀입니다.
“이 기회에 많은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시는 여러분께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특히 장학회를 결성하고 많은 관심을 보여 주시고 도와주시는 분들께 한없는 감사를, 수단 아이들을 대신해서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작은 투자는 세상의 어떤 큰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도 백배 천배 더 가치가 있는 투자임을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하느님 주식회사의 주식에 투자를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의 결실은 이곳 아이들의 미래, 수단의 밝은 미래의 모습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물론 하느님께서 몇천 배의 배당금을 여러분에게 주실 것임을 확신합니다.” (이태석 신부 서간집 249쪽)
최선호 / 이태석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 이사장